21세기의 우리사회는 자본이나 토지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지식이나 정보, 문화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국가의 부(富)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 더욱이 지식기반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문화적 창의력과 지식·정보의 양이 개인이나 국가 역량의 바탕이며 공공도서관은 지식정보의 산실로서 앞으로 그 역할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2000년대의 도서관은 문명사회의 기본적인 문화시설로서 단순히 책과 정보의 저장소역할에 머물 수만은 없다.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시민대학’으로서 일반 대중의 자기발전을 위한 교육장으로서 또한 지식에 이르는 문이 되어야 한다.
도서관에서 지역주민들이 서로 만나 정보를 얻고 교환하며 문화활동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과 그 정체성을 확보하고 또한 국민의 상상력을 끝없이 키워주고 창의력을 북돋아주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최근 정부는 21세기의 도서관정책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첫째, 국민 누구나 도서관을 통해 양질의 다양한 디지털 지식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정보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2년까지 총 3천68억원을 투입하여 우선 전국의 3백81개 모든 공공도서관과 2백15개 학교도서관 및 1백60개 문고(文庫)에 시범적으로 디지털 자료실을 설치하여 도서관을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또한 전국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9천7백만책의 목록과 국가문헌 1백만책의 목차 그리고 이용가치가 높은 주요 학술자료 30만책의 주요어와 원문을 DB로 구축하여 서비스할 계획이라 한다.
둘째, 도서관의 도서구입비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공공도서관의 건립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이 보유한 국민 1인당 장서수는 0.42권으로 일본의 1/5, 미국의 1/7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3년전 10억원에 불과했던 공공도서관의 자료구입비 지원(국고)이 금년에는 56억원으로 5.6배나 증가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는 더욱 증액되어 지역주민의 독서욕구를 크게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도서관 건립에 있어서도 정부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도서관 확충에 문화정책의 우선을 두고 98년부터 금년까지 모두 49개 도서관의 신규 건립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하여 2011년까지는 인구 6만명당 공공도서관 1관 확보수준인 7백50관이 달성될 수 있도록 도서관 건립예산을 지속적으로 증액해 나가겠다고 한다.
셋째,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서의 역할도 적절히 바뀔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사서의 전통적인 역할이 정보의 관리와 제공업무였다면 디지털 도서관의 사서는 엄청나게 증가한 정보를 평가·관리하면서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효율적으로 검색,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유능한 정보전문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넷째, 독서의 생활화가 튼튼히 뿌리 내리도록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전국민 책읽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지식의 샘은 책 사이로 흐른다”는 영국의 속담과 같이 모든 지식과 창의력은 바로 책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는 “인간은 모름지기 다섯수레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나라 성인들의 월평균 독서량은 이웃나라 일본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한달에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 국민이 56%에 이르는 상태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문화의 세기인 21세기에는 도서관이 만년 공부방에서 독서공간, 정보공간, 정보이용센타로 변화해 나가도록 우리 모두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할때다.
/임광진(전주시립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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