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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전북] 스위스인들의 선진 환경의식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전지구촌의 문제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특히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던 그야말로 오랫 동안 절대 빈곤에 허덕였던 우리의 경우 환경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개발만을 절대적 선으로 생각했던 80년대 후반까지도 환경문제는 배부른 선진국 몇몇 나라의 문제만으로 여겨왔던 게 사실.그러나 환경문제는 이제 우리에게도 피부에 닿는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가까이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지방자치단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고,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보존이 잘 된 스위스는 뒤늦게 환경문제에 눈 뜬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스위스가 얼마만큼 환경을 생각하는 나라인가는 이나라 도로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스위스에서 왕복 8차선 도로를 찾아보기 힘들다.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라야 보통 편도 2차선이며 편도 3차선도 흔치 않다.

 

연간 1천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찾는 관광국가지만 관광지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스위스 최대 도시인 쮜리히에서 수도 베른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조차 기본적으로 편도 2차선에 다른 도로와 합류 지점 등에서 1차선 정도 더 늘어난다. 알프스산맥의 거봉 융프라우까지 가는 길 또한 많은 교통량에도 불구하고 편도 2차선에 불과하다. 그것도 반듯한 직선이 아닌 꼬불꼬불한 길이며, 차량 두 대가 겨우 비킬 수 있는 도로다.

 

국토가 넓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편리성 보다 되도록 자연을 보전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산악 국가인 스위스에는 또 유달리 터널이 많다. 산을 절개해 도로를 만드는 것이 비용 부담을 적게하고 기술적으로도 쉬울 것이지만 스위스에서 절개된 산으로 난 도로를 찾아볼 수 없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터널을 뚫어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다.

 

스위스 전국에 걸쳐 2천개의 터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 고타르 터널의 경우 무려 길이가 16㎞나 된다. 스위스가 세계 제1의 굴착기술을 갖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듯 싶었다.

 

2천개에 이르는 터널들은 전쟁 등 비상시 피난처로 사용될 수 있게 설계되었고, 실제 스위스 전국민들이 6년간 먹고 살 수 있는 비상식량·의약품·생필품 등이 준비됐다. 여기에 5만여개의 병석까지 갖췄다 한다. 중립국으로서 전쟁의 위험이 적은 국가지만 민방위 체제가 이스라엘 보다 잘 돼 있다고 평가받는 부분이다.

 

도로 구성물에서도 환경을 고려하는 스위스인들의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우리의 경우 고속도로 중앙분리대가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으나 스위스에서는 꽃과 나무를 심어 자연스럽게 중앙선을 분리시키는 경우가 많다. 주변 갓길을 두지 않은 대신 도로 폭에 여유가 있으면 자전거·오토바이 도로로 활용하거나 잔디 등으로 푸르게 가꾸는 것도 우리와 대비된다.

 

터널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을 만들지 않은 것도 환경 문제 때문이다.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하철 건설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졌으나 소음·공해 등을 염려한 국민들이 부결시켰다.

 

환경을 생각하는 스위스인들의 자세는 운전자들의 차량운행 습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빨간 신호등이 켜져 신호를 기다릴 때면 으례 엔진을 끈다. 대기가스 배출을 염려해 환경보존 차원에서 법으로 규제되는 제도라고는 하지만 단속원이 있든 없든 스위스 운전자들은 운행정지중 자동차 엔진을 끄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환경을 우선시하는 스위스에서 경유 차량의 유지비가 비싼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산유국이 아니어서 유류 가격이 비싼 것은 우리와 마차가지지만 경유에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 ℓ당 휘발유 가격이 9백40∼9백50원으로, 경유 가격 1천원대 보다 오히려 싸 경유 차량 운행을 최대한 억제시키고 있다. 그래서 디젤차로 나온 밴 종류의 차량을 우리와 반대로 휘발유 차로 개조시켜 사용하기도 한다.

 

에어컨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자동차가 많은 것도 우리와 다르다. 여름 날씨가 비교적 선선한 기후적 여건도 있지만 다소 불편하더라도 스위스인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 같다.

 

깨끗한 물을 가꾸려는 이들의 노력 또한 대단하다. 스위스에는 1천4백여개에 이르는 호수가 있는 데다 사시사철 많은 비가 내려 풍부한 물을 갖고 있지만 결코 함부로 물을 대하지 않는다. 호수 마다 유람선을 띄우고 있지만 유람선을 움직이는 연료에서 조차 유류가 아닌 목탄을 사용한 스팀을 사용함으로써 환경문제에 세심히 배려하고 있다.

 

국토 전체가 산악지대로서 산림이 많지만 스위스 정부의 산림 보호 정책은 각별하다. 30년 이하의 나무를 벨 수 없게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특별히 벌목이 필요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체림을 의무적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을 우선하는 이같은 정책과 의식은 스위스 국민 개개인에게 확고히 인식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되고 있었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되는지를 묻는 질문 자체가 이들을 의아스럽게 했다. 쮜리히대학에서 만난 다니엘 홀렌스타인(경제학과 2년)은 쓰레기 분리수거는 오래전부터 생활화 돼 특별히 불편하거나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환경을 제일로 하는 녹색당도 있고 환경운동단체 등도 있지만 특별히 관심을 끌 만한 이슈 제기나 시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도 이미 환경의 중요성을 일상 생활에 실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재활용품의 분리 수거시 병을 하나로 분리하지 않고 흰색·갈색·녹색병 등 3가지로 분리할 정도로 철저하다.수거한 쓰레기의 경우 매립이 없으며 모두 소각한다. 소각된 재를 도로 포장으로 사용하며,남은 재의 매립량은 극히 적다.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하겐 호르쯔에 있는 소각장 견학을 와 이제는 소각장 견학시 입장료까지 받고 있었다.

 

1급 호텔에서조차 재생 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 됐으며, 조금도 이를 이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나라. 스위스 최대 도시인 쮜리히에서 경적 소리를 들으려고 하루 종일 귀를 기울였어 들을 수 없을 만큼 스위스는 유럽 선진국중에서도 가장 깨끗하고 질서가 잡힌 국가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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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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