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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전북이여, 다시 뛰자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한통운이 겪어야했던 위기와 난관을 극복하고 있는 과정을 잠깐 소개할까 한다.

 

이미 언론에 수차례 보도됐지만 우리나라 대표적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은 계열기업인 동아건설의 부도와 함께 지급보증 책임을 지고 동반부도에 이르게 됐다. 당시 자본금 720억원인 대한통운이 동아건설에 7000여억원의 지급보증을 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류 최대 토목공사라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컨소시엄 업체로 참여했으나 리비아 관계당국은 동아건설의 파산이 확실시 되자 13억불이라는 초유의 배상금을 대한통운에 청구해왔다.

 

그러나 백척간두의 상황에서 대한통운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로 뭉쳤다. CEO(곽영욱)는 물론 노조위원장과 임원들이 자택을 담보로 긴급 회사 자금을 융통하였으며 전 종업원은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무쟁의를 선언하고 자발적으로 임금을 동결했다. 법정관리기업으로서 영업력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는 마음으로 현장을 누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차례 연속 최우수 노사 협력 기업의 표창을 받을 만큼 서로 화합하며 철통같이 단결했다. 대한통운 전 임직원은 필사즉생의 각오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신념, 하면 된다는 희망의 끈을 결코 놓지 않았다.

 

그 결과 법정관리체제 아래서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실현하면서 국내 1위의 물류기업의 입지를 더욱 굳게 다질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리비아와 대수로 공사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처럼 대한통운이 겪어야 했던 어려운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지금 전북이 처한 현실과 다소 비슷한 부분이 엿보인다.

 

‘짓밟힌 전북의 희망’ ,‘노골적 전북홀대’,‘전북은 빈 껍데기’ 등 표류하는 국책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심히 걱정스럽다.

 

돌이켜보면 이 같은 분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신문 뿐만 아니라 대다수 지역미디어가 토해내는 내용은 거의 천편일률적이었다. 전북경제의 낙후실태, 타지역과의 차별대우, 중앙의 관심과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한 도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는 것이다.

 

도민의 노여움이 분노로 표출되는 촉매는 역시 새만금사업과 2014 동계올림픽,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등과 오래전부터 도민의 의식속에 깊게 뿌리 박힌 전북경제의 어려운 실상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전북의 경제는 ‘대한민국 2% 경제’라는 자조적 표현과 같이 타 지역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희망을 가져야 한다. 우리 전북에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 있다.

 

지금은 비록 괄시받지만 우리 민족의 생명을 이어오게 한 넓은 평야가 우리 것이요 500년 왕조를 일으키고 이어온 이 터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판소리가 우리의 것이고, 남원에는 아직 춘향이가 살아 있다. 전통 한옥 마을에는 우리의 문화가 살아 숨쉬고 비빔밥은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고창에는 복분자, 임실에는 치즈, 장수마을 순창은 장류 사업을 통해 발효식품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또 완주에는 포도주 사업이 싹트고 있다. 김제 지평선 축제와 무주의 반딧불 축제도 빛을 발하고 있으며 정읍의 내장산과 부안 변산반도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새롭게 관광 명소로 떠오르는 진안 용담은 또 어떠한가?

 

LG 전선이 옮겨오고 무주에 태권도 공원이 건설된다. 우리 전북에 희망의 불씨가 피어나고 있다. 이 불씨가 불길처럼 번져 나갈 때 새만금과 전북인의 소망 또한 활활 타오르지 않겠는가?

 

불씨를 살리고 퍼뜨리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하면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다시 뛴다면 분명 지역발전은 이뤄질 것이다.

 

/김영선((주)대한통운 전주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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