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제38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가 막을 내렸다. 우리 선수단은 동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메달로 점수를 환산하면 77점을 얻어 81점의 스위스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대회까지의 적용방식인 금메달을 기준으로 하면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핀란드에 이어 6위로 무려 5단계나 밀려났다. 이러한 성적은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금번대회 이전까지 우리선수단은 매번 두 자릿수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하였고 14번의 종합 우승을 차지해 다른 나라로부터 주목을 받았었다.
그런데 무엇이 기능강국 한국을 이렇게 초라하게 만들었는가? “기능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 부재가 이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젊은이들의 이공계와 3D업종 기피, 기술직이 우대받지 못하는 지금의 현상이 계속되는 한 기능강국 대한민국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자녀들의 적성과 소질, 능력에 관계없이 좋은 대학 인기학과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우리 부모들이 있는 한 결코 기능인이 우대받는 사회가 조성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얼마 전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와 저녁을 함께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세상 돌아가는 애기가 끝나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진로를 화두로 삼았다. 우리의 자녀들은 앞으로 어떠한 직업을 갖고 살아갈 것인가? 결국 서로 답답한 심경만 토로한 채 술잔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북지방사무소에서는 금년 11월 정부에서 정한 능력개발의 달을 맞아 ‘직업훈련·자격·취업박람회’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를 초청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보여주고 본인의 적성을 파악해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해 이번 박람회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과 기능 존중 풍토가 확산되고 기능인들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고자 대회를 유치코자한다.
기능인이 우대받는 사회가 되려면 수반돼야 할 여러가지 여건들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 구체적인 여건들을 살펴보면, 기술인력 양성에 대한 집중적 지원과 국가적인 홍보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건전한 직업관 확립을 위한 시민운동이 여기에 덧붙여져야 하고, 기능인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
현재의 화려한 정보기술 시대를 연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인적자원이다. 또한 보다 희망찬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매개체는 인적자원 시스템을 통한 인력의 발굴이다.
한국인의 우수성과 전북인의 가능성을 세계앞에 내놓기 위해 다양한 직업관을 통한 인력발굴이 더이상 늦춰져서는 안된다. 기능인이 존중받는 풍토가 조성될 때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전반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창구(한국산업인력공단 전북지방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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