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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노사 공존공생의 기업문화 정착

2003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1%이다. 지난 1989년 18.6%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에서는 요즘 노동운동의 위기론 혹은 노조 종말론 까지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 OECD 국가에서도 노동조합 조직률의 저하현상은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아울러 노조원의 수도 감소 추세를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노조 조직률 하락의 원인과 그 의미에 대하여 미국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면서 우리나라에서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모범 사례로 등장 할 정도로 미국은 노동 유연성 높기로 유명한 나라이다. 이러한 미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사용자의 자의적인 해고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포괄적인 입법이 없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미국의 노동조직률 역시 다른 선진국보다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05년 1월 통계에 의하면 2004년말 기준으로 미국은 12.5%인데, 이는 OECD 국가중 프랑스(10%) 다음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노조의 영향력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 이와 같은 미국 노조 조직률의 하락 원인에 대해 노동관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들로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탈공업화의 산업구조변화, 즉 과거 노조중심의 세력이었던 제조업 비중이 낮아지고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변환되고, 공장의 해외이전이 늘어나면서 조합원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는 이유이다.

 

두 번째 거대 노조의 대립 및 분열 (미국노동단체 AFL-CLO)로 인해 지도력의 감소라는 결과가 초래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적절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꼽고 있다.

 

세 번째 1953년 샌프란시스코 항의 부두항만 노조폭력과 비리, 1957년 미국의 트럭운수, 노조비리 사건 등이 터지면서 반노조 정서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숨은 노력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공존공생의 가치 철학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는 굳이 노조를 통해 기업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었고 그 결과 노조에 대한 요구는 자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미국기업들의 시대별 노사관리전략 변천사를 살펴보면 70년대 이전에는 노조회피전략, 70~80년대는 노조대체전략, 90년대는 노사상생전략으로 전환되었다.

 

70년 이전 까지만 해도 미국기업들은 무조건 노동조합을 회피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즉 어떻게 하면 노조조직화를 막을 수 있을까 하면서 늘 고심했고 사용자 중심의 joint Labor mat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회사의 유리한 컴퍼니유니언 전략을 썼지만 이러한 노조회피전략은 노사간 불신과 갈등만 더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이후 70~80년대 미국기업들의 노조전략은 회피 노사관리 전략에서 노동조합 대체전략으로 전환하게 된다. 노조대체전략에는 HRM의 과학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 전략으로 경쟁적인 임금전략 정책인 efficiency wage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일본식 경영이 부각을 끌면서 미국기업들 간에는 내부공모제, 내부승진제도를 통해 내부노동시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1989년 모토롤라는 university를 설립하고 종업원을 대상으로 내부 노동시장에 US4,400만$을 지급하면서 연간 4만명이상 교육을 실시하며, 고층처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되는데, 특히 peer Review 제도의 도입에 따라 고층처리 프로세스 상에서 상사 뿐 아니라 동료의 의견을 반영하게 됨으로 보다 객관적인 해결책을 보이면서 종업원의 신뢰성을 제고시키는데 계기가 되었다.

 

이어서 90년대에 미국기업들은 공존공생의 가치경영에 강조하게 되었고, 인간존중 경영철학 실천을 통해 노조가 불필요하다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대표적인 예로서 휴렛팩커드 구성원들은 HP WAY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함께 공유하겠다고 천명하면서, 구성원의 의사소통을 위한 open-door-policy를 실시하였다. 이것은 직원들 자신의 아이디어와 의견등 문제점과 우려되는 점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데 목적을 둔 방법인데, 이로 인해 직원들의 불만 사항을 최고 경영층까지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이와 같은 문화가 확산되면서 미국의 우량기업들은 고용안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는 과거와 같은 해고 자유주의 방식에서는 종업원과 진정한 신뢰관계구축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전환점이 되게 하였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사람이다. 이러한 해법의 적용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도 단순하고 소극적인 노사회피정책이 아닌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통한 합리적인 경쟁으로 문화를 확립하되 구성원 전체를 배려하는 해고 회피노력과 고용안정을 통한 신뢰구축 등 적극적인 공존공생의 혁신적인기업문화의 구축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우리가 늘 외치는 노사상생이라는 길을 실현하게 하는 지름길이기도 할 것이다.

 

/신영자(아미산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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