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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전북 문화관광사업, 전통과 세계화사이

‘여행은 교통수단의 발전에 힘입어 관광이 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열차나 자동차가 발명되기 이전의 시대에 걷거나 말이나 낙타에 의지하여 떠나는 여행은, 예상하지 못한 숱한 어려움과 풍토병이 기다리는, 돌아올 기약 없이 목숨을 걸고 떠나야 하는 모험이었다. 따라서 여행은 일확천금을 바라는 상업 활동, 국가 간의 사신 교환, 종교의 포교 활동, 신천지와 자유를 꿈꾸는 모험가들의 것이었다. 이러한 여행이 교통수단의 발전과 더불어 편안히 앉아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감상하는 관광으로 바뀌었고, ‘관광’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새로운 충전을 위해 꿈꾸는 일탈과 휴식의 영역이 되었다.

 

지난 7월 이광철 국회의원의 초청에 따라 방문한 한국관광공사 김종민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함께 전라북도 문화관광산업의 현황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산업화시대에 소외되고 지역 개발에 뒤진 전라북도가 잘사는 길은 문화관광산업을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이광철의원의 소신에 따른 행사였다. 자본의 부족과 콘텐츠의 빈곤에 시달리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광계획을 관광공사의 선진적인 기법으로 점검하고 유망한 사업은 관광공사의 직접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자리였다. 전라북도의 해양-선사문화권 계획, 무주군의 태권도 공원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진안군의 용담호와 물을 이용한 테마관광, 전주시의 한옥마을과 전통문화중심도시 지정계획, 임실군의 오수 의견 프로젝트, 남원시의 지리산 웰빙 허브밸리, 부안군의 새만금과 영상단지, 군산시의 고군산군도 해양 레져 스포츠 계획까지 1박 2일에 전라북도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숨가뿐 여정이었다. 웰빙의 열풍과 주5일 근무제의 확대에 부응하여 문화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각 시군의 경쟁도 치열하여 시장, 군수의 영접과 함께 직접 사업설명을 하는 것은 물론, 숙소까지 찾아와 단 30분만이라도 사업설명의 기회를 달라며 하소연 반, 협박 반 하였다.

 

전반적인 사업설명과 현장답사 후 내린 관광공사 사장의 결론은 매우 의미 깊은 내용이었다. 각 자치단체의 계획과 발전을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향후 문화관광사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포스트 모던, 글로벌, 디지털이라는 것이었다. 전통에 집착하여 과거를 재현하려 할 경우 현대적 취향을 맞출 수 없으며, 우리 것을 강조하여 글로벌화에 실패할 경우 세계인의 호응을 얻을 수 없고, 감각에 호소하여 디지털화 하지 못하면 문화관광사업의 성과를 계측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한 예로써 무주 태권도 공원을 들었는데, 무주를 태권도만의 성지가 아니라 중국의 우슈나 일본의 가라테, 태국의 무아아타이 등이 서로 경쟁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마샬아트’(이종 격투기) 같은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고 이를 상품화할 때, 세계인들에게 전라북도를 소개하고 찾아오게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큰 한마디였다.

 

/이진일(한백종합건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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