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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마이더스의 꿈, 교육을 위하여 - 박규선

박규선(도교육청 교육국장)

인류가 오늘날의 문명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지식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식을 전수하고 양산해낸 교육의 덕이기도 하다. 초기의 교육이 집단의 질서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후 교육은 오히려 그 질서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고, 그 질서로 인해 기득권이 재편되는 사이클을 유지해온 것이다.

 

창조적 지식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며, 그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가려왔던 어두운 장막을 걷어 밝은 빛으로 인류를 유도해왔다. 전쟁과 탐욕으로 야수처럼 으르렁거리던 혼돈의 시대에 공자는 인(仁)의 철학으로 근본 윤리를 세웠고, 중세의 어둠의 장막을 걷어낸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나 다윈의 진화론 등도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항구 불변하는 것은 없다. 철저히 기득권을 고수하며 기존 질서만을 추구하다가 외세에 의해 무기력하게 무너진 조선왕조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세계는 지금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보다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회사이자, 핀란드 경제를 이끌고 있는 ‘노키야’는 원래 고무장갑을 만드는 작은 회사였다. 그후 그 나라에 산재한 목재업으로 업종을 바꿔 경쟁력을 키웠고, 다시 휴대폰으로 세계를 앞서나가고 있다. 그들이 잘나가는 고무장갑회사에만 머물렀다면 핀란드 경제는 어떻게 되었을까?

 

교육 역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세계 경제를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 내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실크로드가 아니라 ‘디지털로드’로 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부존자원도 축적된 기술도 없었던 우리나라가 이렇듯 성장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바로 훌륭한 인재를 키워냈기에 가능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손바닥 안의 멀티폰인 DMB폰이나 달리면서도 인터넷이 가능한 와이브로 같은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이고, 이런 첨단 기술들이 가져올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람이 기술을 익히고, 그 기술이 제품을 만들어 가치를 창출한다면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야 말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마이더스의 손과 같은 것이다.

 

지금이 위기이고, 또 어렵다고 생각할수록 단방약을 처방하듯 해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좀더 근원적이고 멀리 보는 눈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바로 사람을 교육시키는 일이다. 우리 지역이나 국가의 발전과 보다 정의롭고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면 사람을 먼저 키워야 한다. 그러기에 과거에도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하지 않았던가?

 

교육은 앞서서 끌고만 나간다고 되지 않는다. 피교육자의 내적 동기를 유발시켜서 그들의 지적인 욕구를 키워야 한다. 그 에너지가 성장의 힘인 것이다. 또 교육자들을 우대함으로써 그들이 보람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이 즐겁고 선생님들이 가르침으로 보람을 누리는 교단을 만들어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올해도 그런 각오로 힘차게 출발했으면 한다.

 

△박국장은 전주교육대학교와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남북교육자대회 공동추진단장·정읍교육장 등을 역임했다.

 

/박규선(도교육청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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