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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전북경제의 '봄' 을 기다리며 - 이내황

이내황(한국은행 전북본부장)

24절기의 시작이자 봄의 전령사인 입춘(立春)이 엊그제인가 싶더니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도 지났다. 바람결에 겨울 기운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제 곧 얼어 붙었던 대지는 새싹을 틔우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할 것이다. 바야흐로 봄이 찾아오는 것이다.

 

유례없는 한파와 폭설로 유난히 혹독한 겨울을 보냈기 때문인지 몰라도 봄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계절의 변화보다도 더욱 반가운 것은 최근 들어 우리 지역경제가 소생(蘇生)하는 기운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민들의 소비심리에 훈훈한 봄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백화점, 할인점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경기 회복기에 주로 많이 팔리는 스포츠, 레저관련 상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아울러 이번 설 명절에는 생필품 위주의 저가(低價) 선물세트가 많이 팔렸던 지난해와는 달리 고가(高價)의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이와 같은 도내 소비패턴의 변화는 도민들의 소비심리 회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그 동안 도내에 진입한 대형 유통업체에 치여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재래시장에도 모처럼 온기가 감돌기 시작하였다. 주요 재래시장의 상인들에 의하면 비록 예전처럼 인파가 북적이지는 않았지만 이번 설 경기가 지난해보다는 조금 나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이번 설 연휴전 10일(영업일수)동안 도내에 공급한 현금 규모가 지난해 설 명절에 비해 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올해 설 연휴기간이 작년에 비해 짧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전국적으로 공급한 현금 규모가 오히려 감소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주목할 만하다. 왜냐하면 지난 설 명절에 도내 현금공급 규모가 전국적인 감소 추세와 달리 상당히 늘어난 것은 지역경제 회복의 청신호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지역의 경기회복과 관련하여 염려스러운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연초부터 시작된 원화강세나 유가상승 움직임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즉 우리지역의 경우 해외시장에서 품질보다는 가격 면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아 환율과 국제유가가 불안하면 지역경제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전반적인 국내경기 회복 추세로 최근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금리상승은 차입금이 과다한 일부 가계 및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봄이 가까이 오면 다가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때로는 거친 눈보라나 매서운 추위가 찾아와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가 없어서 조금만 지나면 어느새 봄은 우리 곁에 와 있다. 최근 지역경제를 움츠러들게 하는 환율, 유가, 금리 등 대내외 경제변수들의 불안정한 움직임도 꽃샘추위처럼 우리 지역경제의 회복을 시샘하는 정도에서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내황(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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