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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벤처기업의 봄 - 김석란

김석란((주)미래영상 대표이사)

바람 좋은 봄날 아이들과 근교 산사에 갔다. 어느새 진달래며 목련이며, 파릇한 여린 나무순이며, 생기 가득한 향기로 기분 좋은 나들이였다.

 

생명이란 늘 볼 때는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어느 순간 놀라움을 주는 새로운 활력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당당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이름모를 풀과 꽃들은 우울하고 의기소침했던 나를 일깨워주었다.

 

지난해 ‘벤처 활성화 대책’으로 다시 벤처 육성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정부는 보완대책까지 발표하며 벤처 기업 지원에 나섰다. 과거의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아마도 벤처기업의 성장과 육성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벤처기업은 거품과 도덕적 해이로 많은 비난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착실하고 반듯하게 성장 해온 벤처기업들의 노고는 ‘어게인 벤처’를 만들어 냈다.

 

2004년 기준으로 매출액 1000억을 넘긴 벤처 기업이 무려 68개에 이르고 벤처기업의 41%인 3300여개 기업이 수출 대열에 합류했으며 전체적으로도 벤처기업은 전년대비 32%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수출고 1억 달러를 달성한 벤처 기업도 7개나 된다.

 

벤처기업의 속성상 다산다사(多産多死) 하는 속에서도 글로벌 스타 기업이 탄생했고, 우리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성장한 것이다. 벤처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기뻐 할 수만은 없는 처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역시 지역 현실이다.

 

요즘 만나는 벤처 기업인들에게서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가 기업이 크려면 이 지역을 떠나라는 얘기다. 잘돼도 떠나야 하고 안돼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주변 CEO들을 보면 그냥 흘려 버리기엔 문제의 심각성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이 이지역의 정서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이 말이 어디 우리지역에만 있는 일이겠냐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우리지역인들을 얘기 할때도 지적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지역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벤처기업 CEO들에게 이런 환경은 힘 팽기는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가장 좋아하고 많이 쓰는 나는 이쯤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내세워 마음을 다잡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벤처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성장을 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고 무능력한 탓을 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이 갖는 핸디 캪까지 껴 않으면서 내가 목표하는 기업이 될 때까지 어떠한 역경도 이겨 낼 올바른 명분과 신념으로 이루어야겠다는 다짐이다.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그 기업이 존재함으로써 이 지역사회에 어떤 가치와 의미가 있는지 또 기업으로 인해 세상은 어떻게 더 좋아지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벤처를 만드는 일이 그렇게 어렵기만한 일일까.

 

잔인하리만치 아름다운 4월이다. 세상을 뿌옇게 만든 황사가 걷히면 온 들과 산에 아름다운 생명들이 더 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 ‘벤처’에게도 ‘아름다운 봄’은 있는 것이다.

 

/김석란((주)미래영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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