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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중소기업-대기업 '순망치한' - 이내황

이내황(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요즘 여러 가지 공식 또는 개인 모임에 나가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요약하면 기업경영은 아직도 어렵고 개인생활형편도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경제지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괴리는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지역이 특히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전북지역의 2006년 1/4분기중 제조업 생산 및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5% 및 20% 늘어나 전국(제조업 생산 13%, 수출 11%)에 비해 크게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우리지역의 기업이나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냉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6년 1/4분기중 소비자들이 느끼는 생활형편은 전분기보다 다소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들의 경우에도 2005년 4/4분기에 비해 경기가 나빠졌다고 느끼는 업체 수가 조금 줄기는 하였으나 좋아졌다고 응답한 업체 수보다는 여전히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지역생산 및 수출의 절반 이상을 감당하는 대기업은 호황을 지속하고 있지만 우리지역 전체 일자리의 80%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은 아직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지역주민의 80%가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체감경기가 좋을 수 없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유가 급등 및 환율 급락으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된 점을 고려해 보면 우리지역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을 만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체감경기가 살아날까? 체감경기가 부진한 이유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면 그 해결책은 중소기업이 활기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금융 및 재정면의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해 보면 중소기업이 활기를 찾도록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나 유관기관의 일방적 지원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협력관계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국회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이 제정(2006년 2월)되고 정부는 대?중소기업간 상생 운동을 펼치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대기업들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중소기업이 왕성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할 때이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대기업이 지원한다거나 대기업의 유통망을 중소기업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지금 당장에라도 실천할 수 있는 대?중소기업간 상생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협력이 강화되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대기업에게도 득이 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을 할 때 대기업이 자금을 제공한다면 중소기업은 자금부담을 덜면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서 좋고 대기업은 기술개발 성과를 공유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질 좋은 부품을 납품받을 수 있어서 좋다.

 

고사성어에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입술과 이처럼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나 서로 도우며 살아야만 하는 관계를 일컫는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바로 이런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내황(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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