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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사회를 바꾼다] "성평등 사회 곧 오겠죠" 김올튼씨

'평화를 가꾸는 남자들의 모임'

가을 태풍이 9월의 주말을 짖궃게 만들고 있는 오후, 그를 만났다. 큼지막한 우산 속 양 어깨에 큰 가방을 맨 한 청년이 덥석 목례를 하고 걸어왔다.

 

김올튼씨(24·평화를 가꾸는 남성들의 모임 회원).

 

활짝 웃을수록 짙어지는 눈매가 따뜻하다.

 

여성운동하면 곧잘 여성들만이 하는 일, 그것도 목소리 큰 여성들이 제 몫 찾는 활동으로 오해받는 가부장적 사회인식 속에 가끔 여성단체 행사장에서 마주치는 그는 언제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평화를 가꾸는 남성들의 모임 ‘해냄’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서 자원 활동을하는 남성들이 참여하는 작은 모임이다. 반성매매를 알려내는 캠페인에서 부터 다양한 실천 활동을 한다.

 

김씨는 2년째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와 차별을 알게 되었고, 부모님이 살고 있는 전주에 내려와서도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해 여성인권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여성 관련 공부모임에서 부터 젠더나 여성폭력에 대한 워크샵, 영상제작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학의 재미에 푹 빠져 본과 과목보다 학기마다 여성학을 필수과목으로 정해놓고 공부했습니다. 나를 드러내고, 실천해야 하는 여성학을 통해 지향하는 삶이 달라졌어요.” 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여성에 대한 배려도 세심하다.

 

그는 어두운 골목에서 가끔씩 정신없이 뛰어가는 여성을 보면 일부러 천천히 걷거나 다른 길로 돌아간다.

 

“폭력을 당한 여성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해 주고 눈물 흘리는 여성 활동가들의 모습에서 따뜻한 자매애를 확인한다”는 그는 그러나 실제 여성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반 성매매라는 가치에 지지하며 실천하고 있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여성운동은 여성들만이 알고 실천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성폭력과 성구매를 겪은 여성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 평등 사회란 감시나 억압이 아닌, 서로가 갖는 차이를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소통 될 때 가능해지겠죠.”

 

그의 말대로 비록 소수 일지라도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아주 조금씩 달라지는 남성사회와 그들과 함께하려는 여성들이 많아질수록 성 평등한 사회로의 길은 멀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

 

수줍어하면서도 용기 있는 스물네살 청년의 실천이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졌다.

 

‘올튼’ 이라는 이름대로 올바르고 튼튼하게 살기 위한 그의 진실된 노력이 여전히 불평등한 사회에 작지만 소중한 용기로 큰 힘이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NGO객원기자단· 노현정(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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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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