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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전북쌀을 다시 생각한다 - 소순열

소순열(전북대 교수)

전북농업계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올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한 '전국 고품질 브랜드쌀 BEST 12평가'에서 전북의 3개 쌀 브랜드가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품질 면에서 저평가되어 왔던 전북으로서는 매우 기쁜 일이다. 대아농협 '큰들의 꿈'은 처음으로 최우수브랜드에 선정되었고, 제희 RPC의 '철새도래지쌀' 같은 경우는 4년 연속 선정돼 앞으로 농식품부 'LOVE米' 표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올해 전북 농업계는 매우 힘들었다. 탈도 많고 일도 많았다. 조류인플루엔자, 미국산 쇠고기수입파동, 멜라닌 파동에 이어 쌀 직불금 문제까지 숨돌릴 틈도 없었다. 이참에 전라북도는 전북쌀의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져 판매도 늘고 가격도 오르기를 사뭇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 전국 1, 2, 4위 차지한 전북 브랜드쌀

 

현재 전북쌀 브랜드는 무려 159개에 이른다. 이 같은 쌀 브랜드의 난립은 경쟁적으로 만들어진 RPC(미곡종합처리장)들이 가공법을 달리해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개의 RPC에서 평균 4개 정도의 쌀 브랜드를 갖고 있다.

 

전북도는 앞으로 고품질 브랜드쌀 선정이 전북쌀 인지도 향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하여 여기에 더욱 집중한다고 한다. 그러나 고품질 브랜드쌀을 집중 육성한다고 하더라도 전북쌀이 전국최고의 쌀로 이름을 올리기는 힘들다. 기능올림픽처럼 브랜드쌀 몇 개를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북은 지난 10여년부터 전북쌀 제값 받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매년 수도권공략을 하기 위해 도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도 했고 판매행사도 개최했다. 그런데도 전북쌀 값은 아직도 제자리다. 경기, 강원 쌀값이 가장 높고 충청도 쌀은 중간수준. 전북쌀은 그야말로 최하위수준이다. 아직도 왜 이 모양인가.

 

사람들은 유통과정에서 질 좋은 전북쌀은 경기미로 바뀌고 질 나쁜 쌀은 호남미로 유통했기 때문에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한다. 전라도라는 그릇된 역사인식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다.

 

경기쌀이나 강원쌀이 비싸게 팔리는 이유는 품질이 결코 좋아서가 아니다. 산지에 대한 좋은 이미지나 브랜드파워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품종과 산지에 따라 밥맛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단순히 품종만 보고 돈을 더 지불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쌀은 산지 간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농협과 농협, RPC와 RPC, 지역과 지역이 경쟁하고 있다. 단순하게 브랜드쌀을 내놓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마케팅을 통해서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만들어 가야만 하는 것이다. 김제쌀이 이천쌀을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전남은 친환경농업을 육성하는 '신농정 프로젝트'로 경기미를 따라 잡아 전국최고 명품쌀을 만들고 있다. 2.3년 후 경기미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벌써부터 장담하고 있다. 바로 전북쌀 문제는 전북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 전북쌀을 버려야 산다

 

전북은 쌀 문제를 풀지 못하면 농업 농촌문제를 풀 수 없다. 앞으로 쌀 문제는 더욱 풀기 어려워질 것이다. 쌀 소비는 줄고 수입은 증가한다. 쌀에도 여지없이 자본이 지배하는 시장원리가 관철되는 것이다.

 

농민은 조직화하여 공동브랜드와 공동출하를 통해 가격교섭력을 높여 독점적 경쟁구조를 만들어야 가야한다. 전북도는 보다 넓게 보다 장기적으로 쌀을 보아야 한다. 수급여건에 맞게 지대별 지역별로 따져서 줄일 것은 줄이고 늘릴 것은 늘려야 한다. 전북쌀을 버려야 전북쌀이 산다.

 

/소순열(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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