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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황금의 5분 - 정미라니

정미라니(진안119 안전센터장)

 

최근 교통사고 사상자는 물론 서구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비만?고지혈증으로 인한 심장병 환자 증가,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 및 만성질환자수 증가 등으로 응급의료상황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신속한 응급조치를 취하면 살릴 수 있는 환자의 사망비율을 나타내는 예방가능사망률의 경우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의 경우 32.6%로, 선진국 평균 20%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응급환자가 5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시스템도 열악한 실정이다.

 

응급의학계는 심장마비 직후 5분이 환자의 생사를 가른다고 해 '황금의 5분'이라고 부른다. 심장이 박동을 멈춘 상태에서 1분 안에 전기충격을 주면 생존율이 90%까지 높아진다. 반면 1분 늦어질 때마다 7~10%씩 떨어지며 10분이 지나면 생존율이 최대 5%를 넘지 않는다.

 

주요 시설에 대한 자동제세동기(심폐소생기.AED) 설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작년 6월 시행된 것도 이 때문이다.

 

AED는 심장박동이 정지됐을 때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소생시키는 의료기기로, 보건소와 구급차는 물론 정부 및 광역지자체 청사, 항공기, 열차, 선박(20t이상), 공항, 철도역사, 버스터미널, 항만터미널, 카지노, 경마장, 교도소 등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심장마비 발생 후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면 생존율이 50%에 이르며 수작업보다 AED를 사용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율은 더욱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실정은 자동제세동기 비치는 고사하고 시술 교육 등도 이뤄지지 않거나 형식적 수준이어서 말 그대로 무방비다. 이에 따라 소방서는 우선 구급대원을 시작으로, 공공기관등 다중이용시설에 직접 찾아가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홍보전단을 배부하는 등 홍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AED가 설치됐다 해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급할 때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누구나 2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은 작은 관심과 노력만으로도 충분하다.

 

2000년 4월 잠실종합경기장에서 프로야구 경기 도중에 쓰러진 임수혁 선수. 현재까지 9년째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 있는 그가 만일 경기장에서 즉시 자동심장충격기로 시술받았다면 그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정미라니(진안119 안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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