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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다문화가족과 더불어 행복하려면… - 이인순

이인순(정읍교육청 전문상담교사)

 

다문화 가족의 상징은 무지개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만약에 빨강색이 예쁘고 강렬하니까 다른 색을 모두 빨강으로 바꾸면 무지개가 아름다울까? 아름답지도 않을뿐더러 무지개라고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일하기 위해서, 공부하기 위해서, 결혼하기 위해서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합법, 비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나라에 입국한다. 어떤 목적으로 들어오든지 여기에 우리와 함께 사는 동안에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특히 결혼을 하여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게 될 이주민과는 더 빨리 더 아름답게 더불어 사는 무지개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나는 전문상담교사이면서 상담 자원봉사도 한다. 이러저러한 상담을 하지만 쉼터에서 상담으로 만난 이주여성은 한결같이 "한국이 참 좋다"고 한다. 좋은 사람도 많고, 환경도 깨끗하고,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등등. 그리고 한사람 한사람을 보면 장점이 열 가지도 넘고 솜씨도 좋고, 끼도 넘치고…정말 보석처럼 반짝이는 외국인들이다. 그런데도 남편이나 시집식구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쉼터까지 오게 된 것은 가족들이 그네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노력해야 되는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찌됐든 한국에 시집왔으니까 당신이 한국에 적응하고 한국 사람으로 변신해서 살아야 돼" 혹시 이런 생각을 갖는 건 아닐까?

 

하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해서 내 가족 중 누군가 외국사람과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그 땅에서 살게 된다면 어떻게 살기를 바랄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몽땅 버리고 그 나라사람으로 변신해서 살뿐 아니라 그 자녀도 한국어를 하나도 못하고 바나나처럼 겉 노랗고 속 하얗게 살기를 바라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나라에 결혼하여 정착하는 외국인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답이 나온다.

 

앞으로 다문화가족이 늘어가는 것은 당연한 추세이고 우리민족이 유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현상이다. 외국인이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배우고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존중받을 때 상대방을 더 존중하고 그 무리에 섞이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너희들의 것은 모두 다 버리고 우리와 똑같이 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무지개 색 중에서 빨강색이 예쁘다고 모두 빨강색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이인순(정읍교육청 전문상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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