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홍(순창복흥파출소 경위)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380만대로서 세계 5위이고, 금년 7월 현재 등록 자동차가 1,700만대를 넘었으며, 운전면허를 받은 국민이 2,550만 명 이상이라는 도로교통공단의 통계를 보면 명실상부한 교통선진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람이 5,870명(1일 16명)에 부상당한 사람이 34만여 명에 이른다는 통계를 보면 아직은 교통선진국으로서의 여정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시골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서 평소에 느낀 것 중 가장 큰 문제는 앞서가던 자동차가 교차로에서 신호대기중인데도 불구하고 뒤따라 온 차가 좌우로 추월하여 달리는 것이고, 비교적 작으면서도 큰 문제는 야간에 번호등이 고장이 난 채 운행하는 차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항상 교통신호를 잘 지킨다는 많은 주민들이 공동적으로 하는 말로서, "산유국도 아닌데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일시적으로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잘못된 것 같은 혼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통문화 선진화 방안의 일부로서 시골 교차로와 같이 보행자나 차량이 별로 없는 곳은 앞으로 효율적으로 조정하겠지만 아무리 안전시설을 보완해도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선행되지 않으면 허사이다.
도로교통법 제 5조에 보행자나 차마의 운전자는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가, 동법 제37조에 모든 차는 밤에는 여러 가지 등화를 켜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등화류의 이상으로 정지한 운전자의 대부분은 "출발 시는 이상이 없었는데 오다가 전구가 떨어진 같다."고 변명하는데, 그 변명에도 일리가 있는 것은 번호등이나 미등의 상태를 주행 중에는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등(無燈)의 익명성과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뒤에는 뺑소니를 부추기는 악마가 숨어 있다고 한다면 너무나 비약한 것일까?
자동차의 뒤에 붙어 있는 번호등의 이름을 양심등(良心燈)이라고 바꾸어야 할 것 같다.
낡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외관이 번쩍거리는 새 차, 고급 자동차 중에도 번호등이 꺼진 차들이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 밤에는 자신의 양심등이 잘 켜지는지를 살펴보고, 언제 어디서나 준법운행을 한다면, 교통사고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가 될 것을 확신한다.
/윤여홍(순창복흥파출소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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