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21세기 첨단시대를 지식정보화사회라고 일컫는다. 그것은 정보와 지식이 곧 경쟁력의 주요 자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사회나 국가나를 막론하고 정보와 지식을 어떻게 생산하고 관리 활용하는가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특히 디지털시대에 있어서 일년에 산출되는 지식은 미국 의회의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분량을 기준으로 해서 100만 채 정도의 내용이 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1억 개가 넘는 웹사이트에는 무궁무진한 지식과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 지금은 곳곳에 깔린 정보통신망에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네트워크로 연계되어 지식 가치가 공통으로 인식되면서 이것이 바로 에너지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21세기를 지식의 '접속평등(equal access)'시대라고 부른다.
◆ 조직의 '경쟁정보(CI)'가 핵심역량
그런데 지식과 정보는 엄밀하게 보면 그 개념이 구분된다. 무엇보다 지식은 보편성과 개방성을 띠지만 정보는 제한성과 폐쇄성이 있다. 모든 지식은 정보가 될 수 있으나 모든 정보가 지식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사회정치적으로 항상 이슈가 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정보가 되고 있다. 지식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없지만 정보가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신속, 정확, 비밀을 꼽게 된다. 우리가 앞서 얘기한 접속평등의 권리를 갖는 것은 지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정보는 관리되고 통제되는 속성 때문에 지식적 접근의 한계성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정보는 시대를 막론하고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디지털 매스미디어 문명기를 맞아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정보의 중요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을 쟁취하는 자원으로서 '경쟁정보(CI)'가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일찍이 손자병법에서도 정보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히려 백전백승(百戰百勝)의 가장 저급 전술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知彼知己 百戰不殆) 전략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수집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 수준 높은 정보콘텐츠 시스템 중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이긴 것은 한마디로 정보전의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란 발발 이전에 장군은 강력한 전력을 갖춘 왜구가 내침할 것이라는 정보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러자 무엇보다 먼저 당시 적선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정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장군은 거북선, 그것도 겨우 3척을 돌격선으로 투입하여 수적으로 우세한 적선 수백 척 함대를 격파할 수 있었다. 왜적의 군선이 어디가 취약한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는 결국 정보전의 쾌거였다.
지금 선진국에서도 정보를 경쟁력 차원에서 어떻게 통합하고 관리해야 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제는 정보를 단순히 비밀보전 차원의 소극적 관점이 아니라 글로벌 환경에서 어떻게 기업이나 국가 경쟁력의 지렛대로 투입할 수 있는가의 적극적 전략이다.
국가 차원에서 정보관리가 단순한 기술개발이 아니라 정보를 생산 활용하는 국가적 운영의 프로세스와 기법에 대한 접근이다. 다시 말해 방대한 자료와 자원의 콘텐츠를 정보 구축체계(information architecture)로 확고히 다지고 있다. 즉 수준 높은 국가 정보콘텐츠 관리시스템이 중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기준에서 촌각을 다투는 경쟁정보를 다루는 기관의 위상과 가치가 새롭게 인식 정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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