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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시장·군수의 조건과 자질 - 서호련

서호련(한국새사도교회 주교· 세무사)

 

선거도 일종의 흥행이요 시민에게는 축제이다. 선거 때가 되면 시민들은 오랜만에 가슴을 펴고 당당해 진다. 선거가 없다면 서민들에게 무슨 재미가 있으랴. 그러나 우리 시민들의 의식도 이제 한 단계 높아져야 한다.

 

시장 군수, 이 자리는 보통의 직책이 아니다. 국회의원과도 다르다. 백성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다스리는 시장 군수 같은 고을의 수령을 목민관이라 했다. 지금은 법원이나 검찰 등에 의하여 분권이 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삼권을 쥔, 생살여탈권을 가진 자리다. 남원의 변 사또 이야기를 잘 알고 있지 아니 한가? 그러다보니 피해도 많았다. 그래서 임금이 암행어사를 보내어 민정을 감찰 한 것이다.

 

목민(牧民) 이란 백성을 기른다는 뜻이다. 민초들을 양 기르듯이 먹이고 보살피는 집정관이다. 그러나 덕이 없고 사랑이 없는 자가 목민관이 되면 민중이 봉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목민관인 시장이나 군수의 직책은 하늘만큼이나 고귀한 직책이다. 다산은 이미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다른 벼슬은 다 욕심을 부려 구해도 좋지만, 목민관만큼은 욕심내어 구할 것이 못 된다." 라고 하였다.(他官可求나 牧民之官은 不可求也니라)

 

또한 " 목민관은 비록 제후들보다 낮은 관직이기는 하나 옛날의 제후보다도 그 임무가 백배나 더하다"고 하였다. 그러니 어찌 함부로 그 관직에 욕심을 내겠느냐는 말이다. 목민관은 비록 덕망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명철하지 못하면 수행하지 못하는 관직이다. 만약 능력 없는 자가 목민관이 되면 백성들은 곧바로 해를 입게 되어 가난하고 고통스런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 백성들의 원망과 원혼들의 저주를 받아 그 재앙이 자손들에게 까지 미칠 것이므로 절대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오늘의 시장 군수는 다산이 말한 기본적인 덕목이외에도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후보자들은 자신의 과거 경력과 행적에 이러한 사항들이 증거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청렴결백해야 하고 시정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뚜렷해야 한다. 다산도 목민심서에서 말씀하시길 "청렴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이고 모든 선의 근원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은 마음으로 목민관 노릇을 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고 하였다.

 

임실군의 경우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처음 실시된 1995년 6월 이후 현역군수 3명 모두가 구속된 사실은 실로 탄식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취적인 기질과 미래를 내다보는 거시적 안목, 통찰력 그리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한 타 시 군과의 차별화, 동시에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도 지녀야 한다. 전남 함평군수는 항상 도시에 없는 것을 상품화 하고 남들이 뛰어 들지 앉는 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 전략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다산도 강조한 행정 실무에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도 필요하다.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예산을 운용하는 최고경영자로서 실물경제 마인드와 제한된 예산을 능률적으로 쓸 수 있는 경영관리 능력을 지녀야 하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깊은 열정과 감각이 필요하다. 여기에 관광과 문화가 조화되고 접목되는 도시공학에 대한 깊은 조예가 있어야 한다.

 

오늘날 세계의 명품 예술 도시는 대도시가 아니라 중소 지방도시에 있지 아니한가. 그리고 중요한 것은 활짝 열린 시·군정과 함께 주민과의 화합을 이룩할 수 있는 소통력과 포용력이 요구된다.

 

중산층이 몰락한 이 시대에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목민관으로서의 시장 군수는 깊은 고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시장 군수에 대한 이러한 주민들의 요구가 무리한 것인가 ?

 

/서호련(한국새사도교회 주교·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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