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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스마트폰의 현주소 - 송병조

송병조(부안군청 대외협력담당)

 

지금부터 22년 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만든 휴대폰이 등장하였다. 길이가 20cm이고 무게는 700g이어서 그야말로 '냉장고폰'이라고 불렀다.

 

당시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전세계 10여 개 나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2009년 1억 1000만대의 판매를 해 세계시장 10%이상을 팔았다. 당시 휴대하기조차 버거웠던 기기는 인터넷, 사진, 전자수첩, 텔레비전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PC수준의 스마트폰 시대를 열고 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와이브로 등 무선인터넷과 연결되면서 모바일 오피스(이동사무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유선과 무선이 합쳐지는 유무선통합 서비스가 통신비절감, 전자결재를 넘어서 시설관리, 고객관리에도 쓰이고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에서 8호선을 관장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월 20일 무선랜, 와이브로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전직원 6500명에게 나눠주어 새로운 지하철 유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현장에서 출근하고 현장에서 작업지시를 받아 그 자리에서 보고하고 퇴근하고, 하루에 수십 개의 역을 오고가는 번거러움도 없앴다. 지하철 운행과 역사, 열차 등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촬영 전송하고 무전기처럼 다자간의 통화도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작년 9월부터 울산조선소 내에 와이브로망을 설치하여 전작업장을 다닐 필요 없이 어디서거나 도면수정, 자재이동경로, 실시간 작업상황 등을 체크할 수 있다.

 

기상청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모바일 오피스시스템을 구축하여 예보관들이 집에서도 기상영상을 확인하고 재난 등에 재빠르게 대처하게 되었다.

 

그밖에 삼성증권, CJ, 아모레퍼시픽 등도 앞다투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하고 있다.

 

사실, 스마트폰의 효시는 캐나다의 림사에서 개발한 블랙베리이다. 국내에서 2006년 블랙베리가 출시되었지만 공짜 무선 인터넷이 확산되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국내 이동통신업체와 단말기제조업체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스마트폰 출시를 사실상 어렵게 하였다.

 

그러나 작년 12월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 한달만에 20만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키자 우리나라 휴대폰업체들은 당황하였다. 뒤늦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의 대대적인 참여를 발표하였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우리업체들이 전세계시장에서 30%이상을 점유했지만 스마트폰은 5%도 안된다.

 

최근 2월4일, 삼성전자가 만회를 노리고 구글 기반의 안드로이폰을 발표했지만 세계시장의 반응은 냉냉하기만해서 성공은 미지수이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을 어둡게보는 이유 중 하나이다.

 

돌이켜 보면, 칸막이를 치고 우리끼리만 잘 살자고 해서는 세계시장에서 뒤쳐진다는 산교훈이기도 하다. 기기의 성능이나 디자인을 갖고 승부하는 휴대폰과는 달리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질이다. 휴대폰이 제조업체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여 폐쇄적이라면, 스마트폰은 사용자 스스로가 소프트웨어를 창조하는 시스템이라 개방적이다.

 

우리 IT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부조화는 매우 심각하다. IT 총생산액 중 하드웨어가 73%를 차지한 반면, 소프트웨어는 8%에 불과하다. 애플은 자체적인 휴대폰 제조기술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 역시 대만 등에서 외주제작을 한다. 하지만 애플은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일찌감치 앞서 전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조사에 의하면 하드웨어중심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애플의 9배에 달하지만 소프트웨어 중심인 애플의 이익률은 28.8%로 삼성전자 9.8%에 비해 3배 가까이 높다.

 

머지 않아 기업을 넘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도 스마트 폰을 이용한 업무가 시작 될 것이다. 현장에서 민원을 보고하고 처리하며 주민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바일 오피스는 대세일 것이다.

 

작년 12월초, 부안군청에서 강연을 한 나비로 유명한 이석형 함평군수의 일침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하드웨어를 갖고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콘테이너를 만드는 것보다,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우수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부안을 잘 살게 하는 요체입니다."

 

/ 송병조(부안군청 대외협력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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