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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유혹, 음주운전!

이정상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교육홍보부장

 

"배우 권민중 음주 교통사고 혐의로 불구속 입건, 출연중인 드라마에서 하차." "음주운전 차량 횡단보도 돌진…행인 3명 부상." "음주단속으로 면허가 취소된 것에 불만을 품은 30대 남성 경찰서 앞에서 분신." 경찰의 연말연시 음주운전 집중단속이 시작됐지만 음주운전과 관련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동료에게 두 잔까지는 괜찮다며 술을 권하는가 하면, 음주운전을 하고도 용케 단속을 피한 얘기를 무용담처럼 자랑하고 주변사람들은 맞장구를 치며 재미있게 들어준다.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가 음주운전 역시 범죄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음주운전자의 절반이상이 두 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정도로 한번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고치기 힘든 강력한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술자리에 꼭 차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얼마 전 모임에서 일이다. 이미 음주단속 경험이 있는 친구가 그날도 어김없이 차를 가지고 왔다. 왜 차를 가져왔느냐는 물음에 출장길에 바로 왔다며, 대리운전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술자리가 끝나자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앉는 것이었다. 음주운전을 말리는 친구들에게 "안취했다. 우리 집이 바로 옆이다"등의 이유를 대며 막무가내였다. 안되겠다 싶어 차 열쇠를 뺏고 내일 전화하라는 얘기를 하고 도망치듯 집으로 왔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했더니 자신의 자동차 열쇠를 빼앗아갔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대로 두었더라면 기억도 없는 만취상태에서 끔찍한 음주운전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침에 자동차 리모콘을 눌러가며 자동차를 찾아 주차장을 헤매는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다.

 

K씨의 고백이다. 식당을 하다가 장사가 되지 않아 가게를 옮기려 다른 곳에 계약을 했는데, 건물주가 돈이 없다며 전세금을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몇 번이나 다툼이 있었다고 했다. 그날은 꼭 주기로 약속이 되어 돈을 받으러 갔지만 또다시 미루자 크게 싸우고 화가나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만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소형승합차를 운전하고 집에 와 잤는데, 아침에 나와 차가 어딘가 이상해 확인해 보니 차 밑에 사람이 끼어 있는 것이었다. 운전하고 오던 중 차람을 치었고 차 밑으로 들어가 자동차하체에 옷이 낀 피해자를 집까지 끌고 온 것인데, 본인은 사고를 낸 기억조차 없었다. 너무 끔찍한 사고에 놀라 그대로 도주했다가 5일만에 자수해 교도소 생활을 하고 나왔는데, 수감 중에 이혼을 하고 자녀들은 친척집에 맡겨져 있다고 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두 가정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피해자가 된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사람들은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술 한잔이 그렇게 큰 죄가 되느냐"며 항의하기도 하지만, 음주운전은 자신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범죄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음주운전습관은 대물림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미국 정부 산하 '약물 남용과 정신건강 서비스 관리국'의 조사에 의하면 약물이나 알코올에 취해서 운전을 하는 부모를 둔 자녀는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음주운전 확률이 2.5배 높다고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파멸의 길로 들어설 위험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이 바쁠 때는 어머니를 보내고, 악마가 바쁠 때는 술을 보낸다"는 말이 있다. 음주운전이야말로 악마의 유혹인 것이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로 음주운전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돌아서는 어느 운전자의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연말연시 자동차만 포기한다면 술자리가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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