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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AI 악몽 잊어서는 안 된다

▲ 강승구 전라북도 농수산식품국장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악몽과도 같았던 지난해 연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돼 올해 봄까지 축산농가들이 자식같이 키워왔던 가축 350만 마리를 차가운 땅 속에 묻어야만 하는 뼈아픈 고통을 겪었으며 3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지출해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 도에서는 구제역이 발생되지 않았지만 유입방지를 위해 도로 곳곳에서 실시한 차량 소독으로 도민이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돼지의 경우 전국적으로 30% 이상 처분돼 값이 폭등했다. 이로 인해 퇴근길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며 부담 없이 즐겼던 우리들의 대표 음식 삼겹살은 큰마음 먹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금(金)겹살'로 변했고, 또 구제역 발생을 틈타 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물밀 듯이 수입되어 우리 식탁을 점령했다. 그 탓에 한우는 가격이 폭락하는 등 한우산업이 크게 위축됐고, 국내산 축산물은 당분간 외국산 축산물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구제역은 국가적으로 큰 경제적 손실을 준 대재앙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의 기억 속에 구제역은 벌써 아득한 옛날 얘기로 묻혀버린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현재 정부는 구제역 재발방지를 위해 백신정책을 추진하며 앞으로도 2~3년간은 구제역 백신접종을 프로그램에 의거 실시해야 하나 일부 농가는 내년부터 구제역 백신 구입비의 50% 자부담 원칙 및 부작용 등을 이유로 반발하며 구제역 백신접종을 거부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정부는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가축전염병예방법과 구제역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긴급행동지침(SOP)을 개정하고 공항과 항만의 검역시스템 정비를 통해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가축질병 발생 때 신속한 차단방역 및 역학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 가축질병방역체계를 재정비하고 구제역 백신항체가가 낮은 농가에 대해서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및 각종 정책사업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축산농가와 방역 담당자의 방역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10월과 11월에 구제역 가상 방역훈련과 고병원성 AI 소독 시연회 등을 실시했다. 이같이 구제역과 AI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와 방역 관계기관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와 지원이 이뤄진다고 할지라도 농가 스스로가 방역을 소홀히 한다면 구제역과 고병원성 AI 같은 악성 가축질병은 언제든지 재발할 위험성이 상존한다.

 

이제 방역은 더 이상 정부와 방역 담당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구제역과 고병원성 AI 같은 악성 가축질병이 연중 발생하는 국가와 인적·물적 교류가 빈번해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축질병의 병원체와 함께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축산농가의 가축 방역에 남다른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만이 우리 축산업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축질병 병원체가 활동하기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축산농가는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꼭 실시해야 하며, 방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농가 스스로 철저한 차단방역과 소독·예찰 철저 등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우리 축산물이 구제역 및 고병원성 AI로부터 청정 축산물로 인증 받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로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다면 FTA 등 어려운 난관을 충분히 이겨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방역은 제2의 국방'이다.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가축방역의 중요성을 가슴 깊이 새기며 철통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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