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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로 새로운 미래를 보다

조영철…전라북도 농업기술원장

 

시대를 거듭하며 자연스럽게 변한 우리의 식생활로 인하여 벼만큼이나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밀은 벼·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작물의 하나로 불리면서 높은 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 밀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이래 1만 5000년 전부터 재배된 곡식으로, 기후 적응성이 상당히 뛰어나 전 세계에서 널리 재배되어, 세계인의 주식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100년 경 중국을 통해 처음 들어왔으며, 주식인 쌀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생산과 소비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러나 근대 이후 서양의 음식이 군림하기 시작하면서 밀가루 소비가 한층 증가하였는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무상원조와 1970년대 값싼 해외 밀 수입 정책으로 국내 밀 생산기반이 무너져, 급기야는 국내 밀 자급률이 1990년대 1% 이하까지 하락하고 만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밀 시장이 기후변화로 불안정해지면서 국산 밀 생산을 안정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밀은 흔히 밀가루로 다양한 조리방법을 거쳐 주식으로 대용하기도 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간식으로 사랑받는가 하면, 의약품과 사료 등 다채로운 변신을 꾀하며 인류의 삶을 더욱더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 밀가루 음식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빵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종류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주식으로 자리잡은 서양 못지않게 우리 동양에서는 국수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처음 중국에서 시작된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조리법이 전 세계에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국수사랑이 각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우리나라 국수시장도 약 10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빵과 국수는 사실 과자, 비스킷, 쿠키, 크래커, 케이크, 도넛 등에 비하면 그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달콤한 과자의 역사가 보여주듯, 역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가장 안성맞춤인 우리의 기호식품인 것이다. 또한 최근 과자만큼이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밀로 만든 맥주와 위스키 등은 향이 좋고 맛이 깔끔하여 특히나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밀의 다양한 변신은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의약품으로 다시 새 옷을 입기 시작하였는데, 밀기울에는 미네랄·비타민 등은 물론, 그 중 옥타코사놀·아라비노자일란 등이 의약품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영양학적인 면에서 우수하며, 주성분이 전분이기에 기호성이 좋아 가축 사료로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는 밀, 이제는 우리 밀로 승부를 걸어 새롭게 거듭나야 하겠다.

 

먼저 우리 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밀 수급 안정화를 위한 탄탄한 생산기반 마련이 요구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R&D(연구개발) 강화로 우리 밀의 시장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하며, 우리 밀의 기반지원을 위한 획기적이고, 체계적인 유통시스템의 확립이 요구된다.

 

밀 산업의 조직화와 규모화를 통해 생산·소비의 안정화가 꾸준히 유지되어야 하겠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 밀의 꾸준한 생산 발전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기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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