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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유치를 위한 제언

시도교육감 협조 부탁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로 교사·학생 대상 적극 홍보

▲ 김판용 전주 아중중 교감황토현문화연구소장

2012년은 전북방문의 해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준비가 부족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엊그제 김완주 지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여행 유치, 한류열풍, 여수 엑스포 연계 등을 통해 작년보다 500만명 정도 관광객을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중에 하나가 수학여행 유치를 위해 시도교육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수학여행 유치에 대한 구상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먼저 수학여행 장소를 누가 결정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없다. 단위학교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 구조를 모른 채 교육감에게 협조를 구해 가능한 일일까? 설마 협조를 구해 시도교육청에서 일선학교에 공문을 내보낸다 해도 그것은 선언적 의미 외에는 없다. 수요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공허한 것이다.

 

수학여행은 일선 교사들이 결정한다. 물론 수요자의 희망을 받기는 하지만 선택 희망지에 전북이 들어가지 않으면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에게 매력이 없으면 수학여행을 유치하기는 어렵다. 이미 학교는 2월 중에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2012학년도 교육과정에 대한 심의를 끝냈다. 아직 수학여행 장소에 대해 안을 정하고 수요자의 희망을 묻는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3월 안에 거의 끝난다. 지금에서야 교육감들에게 협조 구해 가능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수학여행 장소를 정할 때 교사들은 항상 학생들의 기호를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에 대해 섬세하게 조사해 준비를 했어야 한다. 수학여행 유치를 위해서는 학교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탁상행정에 그치기 쉽다.

 

요즘 학생들은 문화재에 그리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놀이공원이나 유익한 체험 등과 연계시키지 않으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수학여행지인 경주가 한때 외면을 받다가 다시 찾게 된 이유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신라밀레니엄파크나 테디베어 박물관 등은 물론 경주월드와 같은 놀이 공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과연 전북은 10대들을 매료시킬 무엇이 있는가? 그냥 인내심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경험하고 가라고 하면 그게 될까? 전통문화를 접하기 위해서 그들을 유인해낼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어야 한다.

 

전북에 매력적인 요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주리조트는 아주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곤도라를 이용해 향적봉에 오르게 하는 것은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상품이다. 또 무주의 반디랜드 등은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변산의 아름다운 해안이나 고창의 고인돌 등도 매력이 있다. 그런데 이를 교육과정과 연계시키고, 학생들의 기호에 맞게 양념을 섞는 작업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전북에 수학여행을 오라는 것인가?

 

수학여행은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2학년,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시한다. 그러기에 유치하려면 이 3개 학년생들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배운 교육과정과 관심도 등이 결합된 코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걸 모르고 일반 관광지를 내세워 오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좀 늦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매력적인 코스를 개발하고 홍보해야 한다. 그게 교육감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일보다 우선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어떤 지역에만 수학여행 장소가 국한되지는 않는다. 수도권도 서울과 경기를 묶어서 코스를 정한다. 2박3일나 3박4일 동안 전북에 머물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여수엑스포와 연계는 좋은 방안이다. 1박2일 정도만 묶게 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갈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뜻이다.

 

수학여행은 시도 교육감들에게 부탁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미 전북교육청과 경남교육청이 협약을 맺었지만 별반 달리진 것이 없다. 지금 어떤 시대인가? 구매자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면 어떤 상품도 팔리지 않는다. 학생이라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수학여행 유치는 그냥 메아리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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