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이어 2002년 대선에서도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이 실성한 듯 기회 있을 때마다 외쳐대던 말이다. 그들은 절치부심 끝에 2007년 대선에서 마침내 정권을 창출했다. 이어진 18대 대선에서도 승리, 그들은 ‘잃어버린 10년’을 완전히 회복했다. 국회의석도 과반 이상을 확보, 옛 영광을 고스란히 되찾았다.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전북
과거 영남 세력은 한반도를 상당 기간 지배했다. 힘이 모자라자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한반도 권력을 장악했다. 고구려와 백제 세력이 힘겨웠던 신라는 중국 당나라와 연합,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멸망시켰다. 그것이 통일신라다. 하지만 통일신라는 불과 200여년 만에 후삼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자초했고, 결국 고려 왕건에 의해 멸망했다.
한반도에서 영남 세력이 다시 등장한 것은 신라 멸망 1000년 후다. 1961년 다카기 마사오란 이름으로 일본군 장교를 지낸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것이다. 현대사에서 영남 정권은 군사독재정권이라는 이름으로 노태우 정권까지 이어졌다. 1993년 대선에서 김영삼 문민정부가 탄생, 이 나라 권력상층에 군사독재정권 관련자들이 사라졌지만 영남정권은 계속됐다.
박정희 이후 비영남권 대통령은 김대중 단 1명 뿐이었으니, 영남 세력은 통일신라가 멸망한 1000년 후 한반도 권력을 다시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영남 세력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 두 번 패배했을 뿐인데 마치 미친 사람처럼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며 이성을 잃는 행태를 보이니, 그들의 승자독식 권력욕은 하늘을 찌른다.
1300년 전, 신라는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점령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신라의 경우 옛 문화 유적이 경주를 중심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충청도와 전라도에 걸쳐 있었던 백제의 찬란했던 문화 유적은 고분 몇기에 남아 있는 것이 고작이다. 그들이 진정한 한반도의 맹주였다면 타민족도 아닌 백제 고구려 문화를 초토화할 이유가 없었을 터인데, 아쉬운 일이다.
1300년 후, 지금 전북에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까지 전북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전북의 현실에 비춰볼 때 영남 세력이 말한 ‘잃어버린 10년’은 지나친 엄살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중용한 전북 출신 인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유임된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이경옥 안행부 제2차관이 전부다. 청와대 비서진에는 전무하고, 공기업 사장에 배치된 인물은 조석 한수원 사장 1명 뿐이다.
검찰과 법원에서도 전북 출신 인사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퇴임 대법관 후임으로 방극성 광주고법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간이 천리였다. 전북 출신 검사장급 검사는 김희관, 송찬엽, 오광수, 김영준 등 4명에 불과하다. 경찰 인사에서 전북 푸대접도 매우 심각하다. 연초 경무관급 승진 인사에서 전북출신은 단 1명도 승진하지 못했다. 영남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호남 출신으로 5명이 승진했지만 모두 전남 출신들이었다. 이렇다보니 전북경찰청장과 차장 등 경무관 이상 세 자리가 모두 전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현재 전북출신 경무관급 이상 경찰간부는 홍익태·장전배 치안감, 김학역·강인철 경무관 등 4명이지만 이들도 2∼3년 후를 기약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인사탕평을 말했지만, 현재로선 탕평은 커녕 승자독식 굳히기 상황이다.
미래 위해 정신 바짝 차려야
전북 국회의원들은 알고 있는가. 영호남 화합이라며, 경북 국회의원과 전남 국회의원이 박정희·김대중 생가를 교차 방문해 홍매화와 이팝나무를 심어주고 박수치는 현실을 도민들은 알고 있는가.
권력에 소외된 전북 살림살이는 엉망이다. 2014년들어 전북도의 재정자립도는 17.6%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당장 파산지경인 시·군이 수두룩하다. 전북의 미래가 오리무중이다. 전북,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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