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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해서 벌이는 '자살 소동' 이제 그만

▲ 양정환 김제경찰서 과장
“딸이 죽어버리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어요. 제 딸을 살려주세요….” 요즘 이렇게 112에 도움을 요청하는 다급한 신고전화가 부쩍 늘어났다. 이런 다급한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그 지역의 모든 경찰기능은 고유업무를 멈추고 신고자의 신고내용에 집중된다.

 

즉시 자살의심자의 핸드폰 위치추적을 의뢰한 후 발신 기지국이 밝혀지면 반경 5km내의 모든 순찰차가 출동하고, 경찰서는 서장을 비롯 과장, 타격대, 형사 등 수 십명이 출동해 기지국 주변을 수색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동(?)에 의해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7∼8시간에 달하는 수색활동 결과는 대부분 식당에서, 찜질방에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기분 나빠서 장난으로 한 번 해본 소리인데…”라며 어이없어 하는 표정과 마주치게 된다.

 

이러한‘기분 나빠서 한 번 해본 소리’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안겨준다. 첫째, 가족들에게 너무 큰 마음의 상처를 준다. 수색중 안타까워 하는 가족들을 지켜보면 한순간의 자살소동이 가족들에게 평생 마음의 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부모의 한 마디 말 실수가 자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공포를 안겨주고, 자녀의 자살소동은 부모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한과 홧병을 심어준다.

 

둘째, 경찰력의 심각한 낭비를 불러온다. 아무리 미심쩍고 장난스런 신고내용이라도 자살신고가 접수되면 모든 경찰력이 절도 등 범죄예방과 수사, 교통사고 예방 등 본래의 기능을 멈추고 자살의심자 수색에 집중된다. 최소 수 십명이 동원 돼 기지국 주변의 넓은 지역을 찾을때 까지 수색하고 심지어는 경찰기동대까지 수 백명이 동원될 때도 있다.

 

‘기분나빠서 한번 해본 소리’에 대한 대가 치고는 너무나 큰 상처이고 낭비이다.

 

전북지역에서 1년에 약 530여명이 자살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쳐도 나 자신과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제 우리 마음속에서 ‘자살’이라는 단어는 지워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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