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 상태를 알고도 자기 몸만 빠져 나오기에 급급했던 사람들, 과적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빴던 사람들, 시간이 있었음에도 구조에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들 등 이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에서 오직 자신의 의무를 지킨 사람들은 안내방송에 잘 따른 사망자들과 실종자들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은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다. 결국 이 참사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 사건인 것이다. 과거를 곰곰이 되짚어보면 이전에도 우리나라 국민의 이기심과 물질주의를 드러낸 사건들은 많았다. 단지 우리가 무시했고,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빠르게 잊혀간 것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일어난 사고, 사건 규명을 많이 했지만, 그 이후 알아낸 원인을 토대로 우리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았다. 경고를 무시한 우리에게 끝내 대한민국이 폭발한 것은 아닐까. 2500여 년 전 극도로 혼란한 춘추전국 시대 공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자신의 지위와 일에 책임을 다하면 사회가 안정되지 않을 수 없다. 긴박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익만 쫓고 있는 우리는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고 사회에 ‘올바른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직 시신 수습에 힘쓰고 있는 사람들과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인 같은 학생으로서 그들의 겪었을 고통과 그들의 주변인이 겪을 고통을 생각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비극은 절대로 다시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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