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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한·중 교류의 큰 무대

   
▲ 곽장근 군산대 교수

새만금은 인문학의 보물창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1년 새만금 국책사업이 시작된 이후 인문학과 관련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깝다.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 물줄기가 새만금 내 군산도에서 한 몸을 이루어 줄곧 해양문물교류의 허브로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해양문화가 가장 융성했던 곳으로 선사시대부터 지속된 새만금 속 한·중 교류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국가 차원 영접행사 열리던 곳

 

일본에서 농경의 신과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 제나라 방사 서복이다. 진시황의 명령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새만금과 제주도를 거쳐 일본에 정착했다.

 

기원전 202년 제나라 왕 전횡이 어청도로 망명해 왔다. 한나라 유방이 초나라 항우를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하자 두 명의 형제, 측근과 병사 500여 명을 거느리고 어청도로 망명해 왔다는 것이다. 그의 망명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뛰어 넘는 역사적인 대사건이었다.

 

진시황의 서복 파견과 전횡의 망명 이후 새만금의 해양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고고학에서는 패총을 해양문화의 백미로 평가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학계에 보고된 600여 개소의 패총 중 200여 개소가 새만금에 밀집되어 있다. 흔히 패총이 해양경제를 대변해 준다고 한다면 말무덤은 정치를 상징한다. 군산대 캠퍼스 내 미룡동에서 말무덤이 마한의 지배자 무덤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말무덤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 새만금이다.

 

삼국시대 때도 마한의 해양문화와 그 역동성이 그대로 계속됐다. 백제가 공주로 도읍을 옮긴 뒤 새만금을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로가 열림으로써 새만금의 해양문화가 더욱 융성했다. 그러다가 한 동안 전쟁터로 그 위상이 바뀌면서 아픔도 많았다. 당나라 소정방 13만 군대가 상륙한 기벌포도, 백제부흥군과 왜의 파병 군이 나당연합군과 해전을 벌인 백강도, 676년 신라 수군이 당나라 수군을 물리친 최후의 격전지도 새만금이다.

 

851년 해상왕 장보고 선단의 거점인 청해진을 없애고 당시 최고의 바다 전문가들을 새만금으로 이주시켰는데, 이들은 후백제가 오월 등 남중국과의 국제교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927년 오월의 반상서가 전주를 방문할 때 오갔던 후백제와 오월의 사행로도 새만금을 경유해 전주까지 이어졌다. 새만금 속 군산도가 후백제에 의해 사행로의 거점 항구로 본격 개발됐을 가능성이 높다.

 

1123년 송나라 사신단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영접행사를 주관하기 위해 김부식이 새만금 내 군산도를 방문했다. 그리하여 선유도 망주봉 주변에는 숭산행궁을 비롯하여 사신을 맞이하던 군산정, 바다신에게 제사를 드리던 오룡묘와 사찰인 자복사, 객관이 있었다. 새만금은 송악산 만월대의 회경전과 벽란도를 제치고 국가 차원의 영접행사가 열린 국제외교의 큰 무대였다.

 

크루즈선 도입·박물관도 건립을

 

중국인들이 해외 관광을 할 때 중국과의 역사성과 인연을 가장 중시하는데, 새만금은 두 가지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새만금 속 군산도는 절강성 주산군도와의 관련성이 탁월하다. 신라초와 고려도두로 상징되는 주산군도는, 중국 4대 불교 성지로 해마다 1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군산도와 주산군도를 하나로 묶는 크루즈선을 새만금신항에 띄우는 장기적인 관광전략이 마련됐으면 한다. 동시에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역동성을 담아낼 새만금박물관의 건립도 모색됐으면 한다.

 

△곽장근 교수는 사학을 전공했으며, 군산대 박물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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