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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의 경제학

경제대국·기후변화 따른 식량 생산량 변동폭 커져 안정적 먹거리 확보해야

▲ 박태석 NH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7월은 소서(7월 7일), 초복(7월 18일), 대서(7월 23일), 중복(7월 28일) 등 말만 들어도 땀이 흐르는 뜨거운 절기가 가득 들어있다. 한창 더위에 예전 고향의 맛인 밀로 만든 텁텁한 콩국수와 비빔국수가 입맛을 돋게 한다. 한국세시풍속 사전에 따르면 7월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대체로 농사철 치고는 한가한 때라 밀가루 음식을 많이 만들어 먹었으며 이때부터 밀과 보리도 먹게 되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인체의 조화를 위하여 겨우내 자란 보리와 밀가루 음식을 많이 찾게 된다고 풀고 있는 것 같다. 밀은 언제부터 재배하였고 언제부터 밀 재배가 우리 곁에서 멀어졌을까?

 

우리나라에서 밀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최소 삼국시대 이전부터라고 한다. 밀의 재배량이 많지 않던 때에는 궁중에서나 먹던 귀한 음식이었고, 언제 국수 먹여줄래? 라는 말처럼 귀한 잔치음식으로 대접을 받던 밀이다.

 

밀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국내의 식량을 수탈하면서 우리 민족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재배 면적이 확대되고 우리민족의 주된 식량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6·25전쟁 후 미국의 무상원조 등으로 밀 자급률은 1974년 15.4%선에서 1984년 정부의 밀 수매 중단과 더불어 0%대에 이르게 되었고, 현재 밀 자급률은 1%선으로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쌀은 69.8㎏, 밀 32.2㎏, 보리 1.3㎏를 먹는다고 한다. 하루 세끼 중 두끼는 쌀을 한끼는 밀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밀 재배면적은 1992년 164ha에서 2014년 7,180ha로 재배면적이 많이 확대되었으나, 자급률에 큰 변동이 없다는 사실 또한 밀의 소비 증가를 말해주고 있다.

 

과거의 사례(2006년~2008년)를 보면 수입밀의 경우 세계곡물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260%를 넘는 상승폭을 보였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국의 소비를 위하여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조치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꾸준하게 증가하는 밀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밀의 재배 면적을 확대하려고 시도 하였으나 가격문제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정부는 2014년부터 밀 재배농가에 1ha당 40만원의 직불금이 지급되고 수매가격도 5.5%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식량 자급률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공비축용 수매를 비롯한 다양한 소비촉진대책이 정부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하고, 아울러 농협을 비롯한 수요자 단체들의 수매량 확대를 비롯한 노력들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 다수확 품종을 개발하고 경영비보조등을 통한 농가의 생산비 절감대책이 이루어져 생산의욕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량의 변동폭이 커지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 경제대국의 소비 증대로 인해 안정적 식량원 확보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 안정적 먹거리 확보라는 관점에서 우리 밀에 대한 관점을 달리 해야하지 않을까? 전통의 우리맛을 찾고 식량주권을 지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우리밀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박태석 본부장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 전북대 산학협력단 겸임교수, 전북교육청 사랑의 장학금고 이사,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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