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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행복한 소통 '아파트 르네상스'

주민 화합·상생 의지 담은 도시형아파트 공동체사업 주민들 참여와 소통 필요

▲ 박성일 완주군수

10cm 남짓의 콘크리트 벽 사이로 오른쪽, 왼쪽, 위, 아래가 모두 다른 집들로 둘러싸여 있는 아파트 501동 1106호.

 

화장실 소리, 밥 하는 소리,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 등 적지 않게 들려오는 소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윗집의 아이들이 지금 무얼 하는지, 옆집의 저녁 시간은 몇 시 쯤인지는 대충 벽을 타고 오는 소리로 알 수 있지만, 그다지 알고 싶지 않은 생활소음으로 치부되는 곳.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모습이다.

 

우리는 종종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정담 있는 이야기를 건네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살아가고 싶은 꿈을 꾸곤 한다.

 

생활의 모든 편의시설을 가지고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왜 우리는 이런 꿈을 꾸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는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본성이 아닐까 싶다. 가족과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 간의 분쟁, 층간 소음으로 발생하는 싸움 등 흉흉한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주민 간 반목과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아파트 벽의 두께는 시공 때의 그것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마음의 두께는 더더욱 두꺼워지고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더불어 살고자 하는 본성은 잃어버리고, 넓은 마당을 갖고자하는 우리의 꿈은 점점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단지 이러한 이웃 간의 단절과 분쟁을 단순히 물리적인 아파트 벽의 두께로만 보기에는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들이 많다. 한 뼘의 벽을 방패 삼아 익명성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정말 이웃 간에 소통하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긴 한 것일까.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벽을 허물고자 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완주군의 ‘완주 르네상스 사업’이 그 대표적 예다.

 

완주군은 민선 6기 들어 인본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완주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한다. 민선 6기 공약의 핵심인 화합과 상생의 의지를 담은 완주 르네상스 사업은 지역개발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 중심의 사업,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부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도시형 아파트공동체 육성 사업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바로 ‘넓은 마당’을 만드는 일이다.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4일 사이 진행한 완주군 아파트 주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주민 공유공간으로 나타났다. 즉, 소통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록아파트의 경우 주민 커뮤니티 룸을 설치해 주민들 간의 다양한 소통의 장으로 이용함으로써 주민들 간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

 

완주군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2015년부터 주민 공동이용시설 지원,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지원 등을 추진한다. 주민들과 함께 하는 ‘넓은 마당’을 만드는 일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주민 스스로의 참여와 소통이 필요하다. 아파트가 단절과 소외의 대표명사가 아닌, 소통과 상생, 그리고 공동체 정신이 충만한 공간으로 거듭나려면 주민이 객체가 아닌 주체가 돼야 한다.

 

아파트에 상생과 소통의 르네상스가 일어날 때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다.

 

완주 르네상스, 아파트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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