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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의 의미

▲ 정문선 모악장례문화원 과장
요 근래 날씨가 갑자기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듯하다.

 

이번 달은 윤달이 끼어서인지 산일을 한다는 소식이 많이 들린다.

 

올 윤달은 182년 만에 찾아오는 귀하디귀한 9월 윤달이다.

 

윤달이 생기는 원리는 태양과 달이 운행하는 과정에서 음력은 1년 길이가 354.36일이 되며 양력의 길이는 365.24일이 되어 1년에 약 11일 정도가 차이가 난다 그래서 3년이 지나면 음력과 양력이 33일 정도의 차이가 나게 돼 음력상 날짜와 실제 계절이 서로 어긋나게 되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3년에 한 번씩 한 달을 끼워 넣어 맞춘다. 이때 끼워 넣은 달을 윤달(閏月) 또는 공달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윤달에는 하늘과 땅의 신들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이라 하여 불경스러운 일을 해도 벌을 피할 수 있고 송장을 거꾸로 세워 놓아도 아무 탈이 없다고 할 만큼 무탈의 달로 여겼다.

 

그래서 조상님 묘에서 유골을 수습하는 개장유골이나 기존 봉분을 파묘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파묘이장, 봉분 보수 및 정비 그리고 화장 등을 이때 많이 한다. 또한 윤달은 부모님의 수의(壽衣)를 준비해 놓는 달이기도 하다. 윤달에 수의를 준비해 놓으면 부모님이 무병장수한다고 하는 속설 때문이다. 수의는 부모에 대한 마지막 효라 생각하여 마음을 다하여 준비하였다. 또한 미리 수의를 준비해 놓은 집에서는 윤달이 오면 수의를 꺼내 손질한 다음 다시 보관해 두었다. 윤달에는 집짓기를 해도, 집수리를 해도, 이사를 해도 손해가 없이 좋다고 하는 달이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2013년을 기준으로 전국 화장률이 76.9%로 집계됐다. 장례식을 치른 후 선산에 고인을 묻는 매장보다 화장장에서 하는 화장을 선호하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화장 후 추모공원에 고인의 유골을 봉안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유족들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품격있는 시설 등이 잘 갖춰진 추모공원을 많이 찾는 것 같다. 이런 장례에 관한 선호도 변화가 윤달을 맞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

 

무엇을 해도 탈이 없다는 공짜 달을 만들어 자손들로 하여금 조상의 산소를 돌보게 하고 생전에 살아계신 부모님의 수의를 준비하게 했던 옛 선조들의 가르침이 무엇이었는지를 깊어가는 이 가을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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