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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함께 키워가는 전북의 미래

전북은 쌀 산업 기반 갖춰 맞춤형 이모작 단지 육성 경쟁력·소득 증대 노력을

▲ 라승용 농촌진흥청 차장
유례없이 눈이 많이 내리는 12월이다. 첫눈이 소담스럽게 쌓이더니 제법 많은 눈이 연일 쏟아졌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되짚으니 많은 생각이 스친다.

 

무더운 여름, 농촌진흥청은 반백 년의 역사를 끌어안고 전북혁신도시 농생명연구단지로 옮겨왔다. 열심히 뛰었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할 때가 되니 또 다른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새 둥지인 전북은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품고 있는 대표적인 쌀 주산지다. 벼농사는 전북의 농업 소득원 중 절반을 차지할 만큼 매우 중요한 산업이며,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할 미래 핵심 산업이다.

 

전북의 쌀 산업은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해마다 3개∼5개의 브랜드가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는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 하는 실정이다. 경기 쌀에 비해 20kg짜리 한 포대의 가격이 5000원∼7000원 가량 낮게 유통되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새해부터는 우리 농업계에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지난 1995년 이래 20년간 유예해 온 쌀 관세화가 끝나기 때문이다.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할 물량이 40만 9000톤으로, 국내 쌀 수요의 9% 수준이다.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한 소비 확산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이에 정부는 쌀 부정유통 방지 대책과 공공비축제의 안정적 운영, 쌀 가공산업 확대 등의 정책을 세워 대응에 나섰고, 농촌진흥청 역시 최고품질 품종 개발과 수입쌀 혼합 유통 방지 대책, 생산비 절감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다소 위협적인 현실이지만 탈출구는 있다. 먼저, 전북 쌀 산업의 큰 특징이자 장점은 ‘들녘별 단지화’가 비교적 잘 돼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해 맞춤형 이모작 단지를 육성하면 생산·가공·유통 일원화로 생산비는 낮추고 경쟁력은 높여 품질 향상과 소득 증가를 꾀할 수 있다. 또한, 평야지에는 고품질 쌀과 맥류, 가공용 쌀과 소득 작물 등 이모작 특화단지를 키우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신동진’ 벼 단일 품종의 재배율이 42%로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기상재해, 돌발병해충의 피해 위험도 함께 커진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늘고 있는 돌발병해충과 이상기상에 따른 저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량 품종의 확대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천재적인 군략가인 제갈량은 오히려 정치가로서 더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가 촉의 내정을 맡으면서 가장 힘을 쏟은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남만의 계속된 침입이 식량 부족에서 기인했음을 꿰뚫고 정벌 후에는 철제 농기구를 보급해 생산력을 키웠다.

 

또, 북벌 중에는 군량이 부족해 퇴각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는 군대가 굶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나라의 식량을 지키는 힘은 농업인의 손에 달려 있다. ‘농업은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이 그저 과거에 그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제 농촌은 농사짓던 터전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도시의 팽창과 가속화된 산업화로 사람들이 점점 지쳐가면서, 건강과 여유를 동경하게 됐다. 그렇게 다시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농촌진흥청이, 그리고 전북이 함께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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