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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 백민기 문화영토 판 대표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봄이다. 들녘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주변이 하나 둘씩 색을 달리하며 다양한 봄옷으로 갈아 입어, 세상이 한층 더 환해지고 밝아진 느낌이다. 더불어 많은 공연과 행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곳저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렇듯 매해 봄이면 ‘가족’란 타이틀을 가지고 10년 넘게 공연을 해오는 단체가 있다. 그곳은 극단 문화영토 ‘판’이라는 연극 단체이고, 올해도 어김없이 소극장 ‘판’에서 ‘봄날은 간다 (최창근 작/고조영 연출)’라는 작품이 ‘11번째 가족시리즈’라는 타이틀로 무대에 올려졌다.

 

10년째 계속되는 가족 주제 연극

 

지난 2005년 ‘행복한 가족’을 시작으로 매년 봄에 공연되는 문화영토 ‘판’의 가족 시리즈는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고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게 만들었다. ‘봄 하면 가족시리즈’라는 공연 마니아층의 두터운 신뢰와 새로운 공연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 해,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레퍼터리 공연으로 자리 잡았으며 많은 관객들과 공연 단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경숙이 경숙아버지’ ‘2011년 고령화 가족’ ‘2013년 민들레, 아리랑!’은 전북 연극제 및 전국 연극제에서 다양한 수상 실적을 가지고 있어 작품의 객관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족(家族)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가족’은 딱히 하나로 단정 짓기 어렵지만, 우리가 ‘엄마’라는 단어에 왠지 모를 연민과 아련함을 느끼는 것처럼 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에 그 애틋함은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가족은 늘 곁에 있고, 늘 따뜻함으로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다.

 

생각해보면 ‘사랑한다. 고맙다. 감사하다.’등과 같은 말들을 언제했는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기쁘거나 슬플 때, 또는 아프고 괴로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떠 올려보면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무심하게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가족은 산소와 같아서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결핍이 생기면 호흡이 곤란해지듯 그 소중함을 바로 알 수 있고, 그 존재 가치를 절대 잊거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무대에 올라가지만 연극은 듣는 귀와, 보는 눈, 그리고 편안한 마음만 가지고 오면 참 즐겁고 재미있게 볼 수가 있다. 어느 부분에서 박수를 쳐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즐거우면 웃고, 슬프면 울고, 박장대소 할 수도 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 년 전에 시각 장애우들이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었고, 또 2년 전엔 청각 장애우들이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는데, 너무도 즐겁게 재미있게 공연을 즐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분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수화 동시 통역을 했음) 그리고 마음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더불어 그런 행사를 기획한 사회복지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실행이 될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 장애우들에겐 복지사나 자원봉사자들이 또 다른 가족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공연장을 나오는 그분들의 모습은 공연을 보기 위해 들어가던 모습과는 달라져 있었고,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땐, 왠지 모를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있다.

 

따듯한 봄날, 가족과 공연장으로

 

마냥 싱그럽고 활기가 넘쳐야 할 봄이지만, 또 다른 한쪽에선 너무도 큰 아픔의 봄이 함께 하는 2015년의 봄이다. 사랑한다는, 보고 싶다는 말을 마음껏 하고 싶고 그리고 안아보고 싶은 맘에 마음껏 안아 볼 수 없는 그 심정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것이다. 공연이든 책이든 또 다른 무언가를 통해 ‘가족’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는 그런 봄이 되었으면 싶은 맘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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