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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마실축제는 '길거리 놀이판'

▲ 조인범 부안군 자치행정과 대외협력팀장·법학박사
다가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펼쳐지는 부안마실축제는 5만8000여 부안군민들이 읍내거리에서 한판 크게 벌이는 길거리 놀이판이다.

 

부안군민 모두가 어깨동무함으로써 5만8000여 가지의 놀이판이 펼쳐질 수 있기를 바라는 내가 생각하는 부안마실축제는 이렇다.

 

부안마실축제는 동심(童心)을 찾아가는 기차놀이다. 내 어렸을 때,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에서 온 동네 언니와 오빠 그리고 형과 누나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앞사람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더러는 앞사람의 허리춤을 두 손으로 잡은 채 온 동네를 휘돌면서 즐겼던 기차놀이처럼, 부안군민이 이날만큼은 온 거리로 뛰쳐나와 손에 손잡고 한마음으로 즐기는 한바탕 이음놀이였으면 좋겠다.

 

둘째, 마실축제는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공동체놀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때로는 배움을 찾아서 각지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은 어른들끼리라도 서로를 돌아보며 가족공동체(家族共同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놀이판이면 좋겠다.

 

셋째, 마실축제는 5만8000여 부안군민과 손님들이 함께 즐기는 흥겨움이 넘쳐나는 잔치판이다. 흥겨움이 없는 마실축제를 상상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처럼, 부안을 찾은 손님들과 함께 한바탕 어우러져 흥(興)을 돋우고 흥을 나누는 놀이판이면 좋겠다. 우리네 영육(靈肉)을 흥(興)으로 채워감으로써 마실거리축제가 힐링축제로 거듭나면 더 좋겠다.

 

넷째, 마실축제는 동행(同行)하면서 얻고 나누는 행복(幸福)과 사랑 그리고 평화(平和)의 복주머니 놀이판이다.

 

읍내 주요 거리를 꽉 채울 수 있도록 주변 상가와 주민들이 합심하여 한 땀 한 땀 모은 정성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군민들과 함께 어울림으로써, 행복과 사랑이 평화와 함께 덤으로 건네어 오고 건네지는 전형(典型)을 선뵈는 놀이판이면 좋겠다.

 

다섯째, 마실축제는 거리놀이판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한마당 대동놀음이다. 거리축제란 본시(本是) 주요거리가 사람들로 넘쳐나서 저절로 흥(興)을 돋워내는 자발적인 놀이판이다.

 

마실축제의 중심무대인 서부터미널에서 아담사거리를 꽉 매운 사람들은 흥에 겨워 더덩실 춤도 추고, 상설시장 입구 어디에선가는 “아~나의 마실축제여!” 하는 누군가의 선창에 따라서 함께 노래도 부르며, 터미널사거리 광장에선 영리한 꾀돌이 우리네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테크노댄스판이라도 벌이면서 거리의 놀이판이 곧 마실축제라는 본맛을 곳곳에서 느껴볼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

 

이와 같은 길거리놀이판에 대한 나의 작은 바람을 타고 다가오는 오월 마실축제가 부안군민의 두둑해진 호주머니에서 알싸한 돈맛이 솔솔 풍겨나는 놀이판으로 한바탕 휘몰아친다면 거리축제로서의 마실축제는 성공작이라고 자평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길거리놀이판에 대한 나의 작은 우려일망정 오복주머니에 담아서 힐빙하는 오복으로 키워내 퍼준다면 더 이상 뭘 더 바라겠는가?

 

“아빠, 유럽배낭여행 중에 맛보았던 그런 거리축제가 부안에서도 가능할까요?”라던 딸아이의 기대 반 우려 반 뒤범벅된 커다란 눈망울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랬던 딸아이가 문득 환한 미소와 함께 감동에 빛나는 눈망울로 “아빠, 엄청나요 마실축제가!”라며 진한 포옹을 선사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도, 부안만의 맛과 멋과 흥(興)을 함께 버무려서 마실잔칫상에 내어놓는 부안군민들의 축제에 대한 자긍자부(自矜自負)의 손맛을 그래서 나는 더 기대한다.

 

“마실축제! 성공합시다.”란 인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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