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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타고 청보리 물결 속에 풍덩

학원농원에 펼쳐진 푸른 아름다움 만끽…추억 속 힐링의 시간

▲ 박우정 고창군수

햇빛은 찬란하고 눈 돌리는 곳마다 만개한 꽃들로 괜스레 마음이 들뜨는 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와 산과 들은 푸른 생명력으로 활기를 띠고 농촌은 영농준비로 분주하다.

 

고창의 봄은 청보리밭에서 먼저 시작된다. 청보리들은 따뜻한 햇볕을 온전히 품에 안고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자라고 있다.

 

올해로 13번째를 맞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시작됐다. 고창군 공음면 학원관광농원 일대에서 다음 달 8일까지 개최되는 ‘청보리밭 축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경관 농업 축제로 자리 잡았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작물 재배라는 1차 산업을 넘어 이를 관광자원화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보리밭을 일구기 시작하면서 관광농원이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고, 마을 주민과 행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축제로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모여 지난 2004년 첫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적은 예산으로 시작된 축제는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매년 35만명, 지난해 기준 하루 최대 관광객 8만 명에 2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행정에서는 보리를 테마로 한 여러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주민들은 향토색 가득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거리를 준비했다.

 

관광객들은 드넓은 30여만 평 들녘에 펼쳐진 청보리를 바라보며 쉴 새 없이 셔터를 터뜨리고 축제장 곳곳에서는 방문객들이 신청한 사연과 신청곡들이 흘러나온다.

 

보리밭 사잇길로 난 길을 걸으며 부모세대는 자녀들에게 보리로 피리를 만들어 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보리개떡과 보리강정도 만들어보고 맛보며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젊은 세대는 보리쿠키와 보리커피를 맛보고 전통놀이를 체험해보면서 색다른 즐거움에 빠진다.

 

관광객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한 아름 만들고 돌아갈 때, 먹거리 장터와 민속 장터, 농특산물판매장, 체험행사 등에 참여했던 지역 농가와 향토 기업들은 모처럼의 풍성한 소득에 얼굴이 활짝 핀다.

 

이제 작은 시골 마을의 청보리밭은 1차 산업인 농업에 녹색산업형 축제를 통해 관광을 자원화하여 지역 경제를 살찌우게 하는 경관 농업의 선두주자가 됐다.

 

‘보리’ 하면 못 먹고 살던 시절의 배고픔을 떠올리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청보리’ 하면 푸른 즐거움을 떠올리게 됐고 ‘고창’을 떠올리게 됐다.

 

빠르게 변해만 가는 현대사회에서 현대인들의 마음은 시들어가고 있다. 삭막하고 차가운 도시에서 긴장과 스트레스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뜻한 자연이 필요하다.

 

고창군에는 싱그러운 자연이 있고, 정겨운 인심이 있고, 즐거운 볼거리와 고향의 맛이 있다.

 

일부러 꾸며낸 인공의 아름다움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쾌적하고 깨끗한 관광이 될 수 있도록 약간의 손질만 더했을 뿐이다.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고창군은 천혜의 자연생태환경을 잘 다듬고 지켜 미래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남겨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는 빌딩 숲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것, 옛 모습 그대로를 잘 지켜내기만 해도 그 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산, 들, 바다의 자연과 생태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편안한 가운데 훈훈한 정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군민 모두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약동하는 생명력으로 아름다운 봄, 고창 청보리밭 축제에서 푸른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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