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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도시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문화 ODA

▲ 정정숙 한국문화기획평가연구소장

유네스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45년에 설립된 정부 간 국제기구로 현재 정회원만 195개국이다. 어느 국가의 문화계라도 유네스코의 의사결정과 활동에 주목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유네스코는 전 세계가 상생할 수 있는 진정한 문화적 발전을 지향하고, 그 방법론을 공동으로 협의하며 모색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함께 도시가 세계발전 주도

 

유네스코가 창립될 당시의 존재이유인 유네스코 정신을 떠 올려보자.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 서로의 풍습과 생활에 대한 무지는 인류 역사를 통하여 세계 국민들 사이에 의혹과 불신을 초래한 공통적인 원인이다. 이 의혹과 불신 때문에 그들의 불일치가 너무나 자주 전쟁을 일으켰다’

 

군사규모나 경제적인 격차 혹은 경쟁보다 근원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서로에 대한 무지이며 그로 인한 의혹과 불신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 무시하거나 무관심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국면에서 의견충돌과 사고가 발생한다. 개인사에서 겪어낸 전쟁들의 보이지 않는 상처들이 그 증거이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를 통한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인간의 기본적 자유를 증진하고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 목적사업들을 수행한다. 문화부문에서 이런 유네스코 목적을 반영하여 문화를 통한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하고 있는 대표적이고 구체적인 사업 사례가 ‘창의도시 네트워크(creative city network)’이다.

 

창의도시들은 일시적 발전이나 맹목적인 경제개발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문화권과 문화자원과 문화산업을 기반으로 시민들과 창의인력들의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활동을 격려하여 그 결과로서 나타날 생산과 소비와 발전이 이루어질 문화생태계를 지향한다. 위로 솟구쳐 가는 수직적 발전과 함께 도시의 내·외부에 존재하는 소외세력의 문화적 접근과 향유를 확대하는 수평적 발전도 기획한다. 유네스코의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함으로써 문화활동과 문화산업의 지식과 경험을 도시들이 상호공유하고 자기 도시의 발전을 지속하면서 전 세계에 발전상을 확산시키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각 도시 간 문화협력을 넘어 문화 ODA의 활동도 기대할 수 있다.

 

전 세계 116개 가입도시 중,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문학분야를 제외한 6개 분야에 각 1개 도시가 가입했다. 디자인의 서울, 공예·민속예술의 이천, 미식의 전주, 영화의 부산, 미디어아트의 광주, 음악의 통영이다. 국가와 함께 도시가 세계의 발전을 주도해간다. 도시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의 과거의 약점에 대한 전문가라고 아프게 지적하며, 미래와 기회에 초점을 두고, 뚜렷한 차이가 날 목표를 선정하여 약점보다는 개개인의 강점을 모아서 벽돌처럼 쌓아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사업 지속시킬 아이디어 구상을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이미 발전을 완성했기 때문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도전적인 발전의 과제가 남아있는 도시가 그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문화자원으로 문화활동과 문화산업을 진흥시키려고 가입한다. 가입으로 인한 자기도취의 잔을 내려놓고 도시의 구석구석을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창의인력들의 역량과 심리자본을 강화시켜 줄 기초벽돌도 준비하고, 문화사업들을 지속시킬 아이디어들의 실현 방안도 구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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