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다
공부하러 가는 날이다
기분이 좋다
헐헐 비행기을 타고
하늘을 나라가는 기분
발거름도 삽분삽분
△ ‘발거름’이 날아간다. 할매 가방도, 할매 마음도 날아간다. 뿐이겠는가? 할머니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날아갈 것만 같다. 그래서 마침내 이 동시도 헐헐, 삽분삽분 날아간다. 헐헐, 삽분삽분 공부하러 가는 길. 이렇게 가벼운 의태어를 본 적이 없다. 하늘을 날려면 이 정도는 가벼워야 할 일. 삶이 깊이 배어있는 시를 보면 항상 마음 뭉클해진다. 이 동시를 보는 순간이 그랬다. 어려운 말도 없고, 억지로 꾸미려고도 하지 않은 이런 동시, 참 좋다. 이렇게 좋은 동시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할매. ∥ 경종호(시인)
〈한글공부를 시작한 할머니의 시. 오탈자와 띄어쓰기를 수정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담았습니다. 출처: ‘할미그라피’(미디어공동체 완두콩협동조합)〉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