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에 도민들 전략적인 투표…선거 후 전북의 몫 요구
한 달여 남은 대선을 앞두고 우리 지역에서 전북 몫을 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 몫 찾기’ 얘기를 듣고 있자면 참으로 서글픈 생각이 든다. 다른 지역에서는 정권창출입네 정권재창출입네 떠들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정권은 언감생심이고 겨우 지역차별이나 없게 해달라고 읍소하고 있으니 말이다.
2012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출신의 후보는 없다. TK지역은 무려 40년(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동안 정권을 잡았다. PK도 10년(김영삼, 노무현) 동안 정권을 잡았고, 이번에도 이곳 출신 후보자들 중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호남은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하다. 지역적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선거판에서 DJ의 당선은 지금 생각해도 기적이 아닐 수 없다. 2007년 정동영 후보가 참패한 이후 호남에서 대선 후보의 씨가 말라버렸다. 아마도 대통령중심제 권력구조가 계속되는 한 호남출신 대통령은 기대하기 어렵다. 애써 부정하고 실컷 분노해도 엄연한 현실이 그렇다.
전북 몫을 찾기 위해 전북도청은 농산업, 혁신도시, 신산업, 새만금, 문화관광, 균형발전, SOC, 지역현안 등 8개 분야에서 47개 과제를 발굴하고서 후보자들로 하여금 대선공약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전북 몫 찾기는 호남의 차별척결과 동시에 호남 내에서의 차별 해소문제를 담고 있다. 우리 지역의 적지 않은 사람들은 호남이 인사, 예산, 조직상으로 차별받는 것도 서러운데, 전북이 호남 속에서 받는 이중차별에 대해 분통을 터뜨린다. 우리 전북은 욕먹거나 안 좋은 일에 있어서는 호남이라는 이름으로 싸잡혀 피해를 보고, 어쩌다 좋은 일이나 보상 받을 때는 아랫동네 광주 전남에 다 빼앗긴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공기관 49곳 가운데 전북에 남은 공공기관은 겨우 4곳뿐이고 나머지 45곳은 광주전남에 호남본부가 설치되어있다. 일부에서는 호남 속에서 변방으로 전락한 전북지역의 몫을 찾기 위해서는 호남이 아닌 전북이라는 독자권역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전북기자협회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이러한 전북의 요구에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수긍하였다. 우리의 전북 몫 찾기 요구는 당연한 것이고 대선주자들의 반응 역시 일단은 긍정적이다.
그러면 이제 전북 몫 찾기를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가 문제다. 필자는 전북 몫 찾기로 인해 자칫 이웃사촌인 광주전남과의 갈등과 호남의 분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독자권역으로의 독립은 오히려 더 큰 소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호남의 파이를 넓히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
결국 방법은 하나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 도민들의 전략적 투표를 통해 우리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이다. 총선이 바람만 불면 앞뒤가 순식간에 바뀌는 돛단배 선거라면, 대선은 앞뒤가 바뀌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항공모함 선거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선거판세가 끝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선에서 도민들이 두세 명의 후보에게 표를 분산시키면 우리의 의지가 분산될 뿐만 아니라 생색도 나지 않는다.
따라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전폭적으로 몰아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 후에 우리가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과거에 80~90% 몰표를 주었지만 돌아온 건 차별뿐이었다고. 그러나 이제는 후보자들이 호되게 야단맞았고, 차별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분명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 말고는 매번 지는 선거만 해왔다. 그래서 우리 지역이 요 모양 이 꼴인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지는 선거만 할 것인가? 이제는 이기는 선거를 만들어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어보자. 전북 몫 찾기는 이기는 선거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도 선거 승리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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