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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믿음과 인내로 기회 찾아 / 새만금, 국정과제에 포함 / 지역발전 새로운 기회로

▲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대나무의 일종인 모죽은 땅을 뚫고 나오는 데에만 평균 4년이 걸린다. 싹이 나서도 3cm씩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다 5년 째 되는 해에 급격히 성장해 50여일 만에 16m 가까이 자란다. 모죽을 키우는 농부에게 인내와 믿음은 필수다. 보이지 않는다고 가꾸기를 게을리 하는 순간, 모죽의 생장은 멈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농부는 결국 푸른 숲을 품고야 만다.

 

전북도정도 모죽과 닮았다. 나 또한 농부의 마음으로 일해 왔다. 믿음과 인내는 가슴속을 늘 맴도는 단어였다. 전북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믿고, 전북에 올 기회를 기다리며 백방으로 뛰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전북의 역량은 믿음에 보답했다. 기다림은 기쁨의 싹이 되었다. 정권교체가 몰고 온 단비도 더해졌다. 전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희망찬 일들이 우후죽순처럼 솟고 있다.

 

새만금은 100대 국정과제에 선정됐다. 지역공약이자 개발사업으로는 유일하다.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공공주도매립, 국제공항과 신항만 등 물류교통망을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새만금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는 사업을 이끌 인적자원 구성에도 대폭 반영됐다. 새만금개발청장, 청와대 균형발전 비서관,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북 출신으로 꾸려졌다. 특히 새만금은 정부의 핵심과제인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됐다. 사업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새만금은 정부의 성공과 직결될 수 있는 상징적 사업이 됐다.

 

새만금 사업에 지역기업이 참여할 기회도 확대됐다. 지역기업 참여는 도민의 숙원이었다. 그러나 그간 정부는 국가계약법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논리를 개발해 설득에 나섰다. 전북기업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믿었다. 과정은 어려웠지만 열매는 컸다. 새만금 공사와 관련해 컨소시엄 구성, 하도급 기업 선정, 자재구매, 인력고용에까지 전북에 많은 혜택이 주어지게 됐다. 방법이 없다고, 싹이 나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외면했다면 어땠을까. 개발호기를 맞은 지금을 남의 잔치 보듯 구경만 하고 있어야 했을 것이다.

 

도정살림과 산업지도도 달라졌다. 정책 중심의 도정을 일관되게 펼쳐 온 결과다. 내실을 다져야 도약이 가능하다 믿었다. 3년 만에 전북도의 외부채무를 모두 갚고 새로운 산업을 키웠다. 국가식품클러스터·탄소산업클러스터·탄소소재국가산단· 안전보호융복합사업 등 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이를 대선공약에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지방정부연합 아시아태평양총회, FIFA U-20월드컵, 무주세계태권도대회 등 3대 세계행사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시대를 조감하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제조업의 종언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라고 확신했다. 전북이 4차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자리의 모습을 바꿔나갔다. 관광·탄소·농생명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발굴했다. 사회적경제로 공동체에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었다. 새정부가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도는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을 수상했다. 제조업 기반이 없는 전북이 전략과 노력만으로 전국1위를 해낸 것이다.

 

우리의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솟아난 새싹은 아직 작고 연약하기만 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앞으로의 기다림만큼은 희망 섞인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곳저곳에서 움트는 지역발전의 새싹들은 분명 전북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과연 이들을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 장성한 나무인가, 아니면 그저 작은 새싹으로 멈추게 할 것인가. 다시 한 번 도민의 역량과 힘을 집중해야 한다. 고요함 속에서도 손길을 멈추지 않는 농부의 교훈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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