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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천연 공기 청정기, 식물

실내 화분 하나 둠으로써 / 유해물질 줄고 심신 건강 / 일석삼조 효과 누려보길

▲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우리는 하루 중 20시간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환기에 소홀하면 실내 공기는 미세먼지로 탁해지고 각종 환경 오염물질에 의해 공기의 질이 악화되기 십상이다. 흔히 쾌적하지 못한 실내에 오랜 시간 머물면 두통을 비롯해 피로, 권태 등에 시달리게 된다.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는 소리 없는 불청객’이라고 불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북의 경우 최근 1개월간 미세먼지 나쁨 혹은 매우 나쁨을 기록한 날은 5일로 지난주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겨울철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는 가장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은 바로 공기정화식물을 두는 것이다. 실내 공간의 부피 대비 2%의 공기정화식물을 기르면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대부분의 오염물질 농도가 건강 기준치 이하로 내려간다. 이를 화분의 개수로 환산하면 20㎡ 크기의 거실을 기준으로 식물 크기가 100㎝ 이상 큰 것은 3개, 중간 크기 식물은 7개 정도면 충분하다. 평균적으로 3.3㎡당 한 개 정도의 식물을 둔다고 보면 된다.

 

사람은 하루에 약 15톤의 공기를 마신다. 도대체 그 속에는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들어 있을까. 일기예보가 미세먼지 농도를 나쁨 단계로 예측했을 때 우리는 하루 약 1.5mg의 미세먼지를 여과 없이 마시게 된다. 반면에 약 1m정도 크기의 실내식물은 약 3mg의 미세먼지를 없애준다. 우리가 추측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식물이 대견할 정도다.

 

미세먼지 제거에 좋은 실내 식물로는 고사리류인 보스톤고사리와 넉줄고사리가 있다. 허브류로는 라벤더와 로즈마리를 눈여겨보면 되고, 초화류 중 아이비나 스킨답서스도 실내 공기를 청정하게 해주는 효자식물이다. 목본류로는 율마와 멕시코소철이 대표적인 미세먼지 제거 식물로 꼽힌다. 새집증후군을 유발시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톨루엔과 자일렌을 제거하는 데는 만병초와 자금우, 호야나 금전수, 팔손이나무를 곁에 두면 좋다. 유해물질은 식물 잎 앞면에 있는 왁스 층에 흡착되거나 뒷면의 기공으로 흡수되어 제거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은 정부나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어젠다가 되었다. 정부와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대안을 만들어 가는 국민신문고에서 ‘식물을 활용한 생활 속 미세먼지 저감’을 국민제안으로 채택했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국민 스스로가 나서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식물 활용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식물을 활용할 경우 개별 화분보다는 식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보다 높은 공기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식생 시스템은 오염된 공기를 뿌리와 미생물이 있는 토양 속으로 이동케 해 식물의 정화 효율을 크게 높이는 것을 말한다. 현재 대표적인 식생 시스템으로는 식물 공기청정기인 ‘바이오월’을 들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화분을 두었을 때보다 미세먼지 제거 및 공기정화 효율이 약 2~4배 높아진다.

 

식물의 초록색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일하는 짬짬이 초록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주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창의력이 샘솟는 경험,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세계적 혁신 기업인 구글이나 아마존 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공공기관을 선두로 여러 기업들이 ‘그린 오피스’라는 이름으로 저탄소 업무 환경에 동참하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대기업과 공공기업을 중심으로 업무환경에 식물을 도입하는 ‘스마트 그린오피스’를 추진하고 있다. ‘그린 오피스’가 ‘힐링 오피스’로 진화하면서 관엽식물의 판매도 크게 늘어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미적 차원을 넘어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실내 식물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실내 화분 하나로 유해물질 감소와 심리적 안정, 건강 증진이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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