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출생아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통계’에 따른 것이다.(전북일보 2019년 8월 29일자 보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지고 지역을 살려낼 방책을 생각할 일이다. 다시 젊어지는 전북을 위해 대규모 국토개혁과 산업혁명을 위한 제언을 한다.
제안의 핵심은 농산어촌 지역에서 자연마을로 흩어진 거주지를 인구 2만 5천명 내외로 집중시키는 시가화(市街化)를 해보자는 것이다. 압축도시라기 보다는 ‘집중형 연결도시’를 설계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북지역을 전주-익산-군산을 축으로 하는 20여개의 도시가 방사선으로 연결되는 21세기 형 거대 도시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도로와 소형공항으로 연결되고 디지털 소통기술로 이어진 전북시(全北市)가 되는 것이다. 압축도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이것이다. 인구가 집중된다면 시장의 원리에 따라 모여드는 직업군이 생기고, 자연히 인구 유지를 너머서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연못을 파면 고기가 모여들지 않겠는가?
이 소규모 농업도시에서 산업형 농업으로의 산업혁명을 하자는 것이다. 즉 가족농업의 틀을 벗어난 ‘기업농업’의 방향이다. 농민들이 중심이 되는 협동조합형 농업회사를 중심으로 만든 기업이다. 농산물 생산, 농지 정리(토목), 농산물 가공, 농산물 유통, 농기계, 농업관련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시행하는 농업회사이다.
여기서 농산물과 농기계를 생산 할 때는 국내 시장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외시장을 겨냥하는 경영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 농산물들은 새만금 공항이나 항만, 익산을 시발역으로 하는 국제철도를 이용하여 국외시장으로 진출하게 될 것이다. 농업과 관련한 과학연구를 집중하여 기술을 다양화하고, 디지털화된 농업기술, 종자산업과 농기계도 개발하여 국외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
이 사업을 우선 무주, 진안, 장수, 임실, 순창에서 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통계를 보면 무주와 장수는 100명 미만의 출생자수의 기록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소멸하게 될 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직면하는 지역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문화적 깊이를 토대로 농업의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중심지로 만들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을 진행하게 되니 전북판 뉴딜정책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기업 농업을 과학농업으로 혁명하고자 하니 ‘농생명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농 생명 산업을 기반으로 ‘의(醫) 생명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친환경을 지향하는 문화자본주의 시대에 맞는 산업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여 화학약품 시대가 아니라 생약시대가 대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하니 농 생명 산업과 의 생명 산업은 같은 맥락에 서게 되는 것이다. 특히 농기계의 일본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고 하는 것이 최근에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농기계 생산자들이 세계시장을 보고 개발한다면 충분히 성장 가능한 사업이다. 개발하는 비용을 쓰는 것 보다 일본 제품을 사서 쓰는 것이 편하다는 취지에서 개발을 유보하기 때문이다. 모든 영역이 그렇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식의 정책이나 경영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전북개혁이 대한민국을 혁명적으로 바꾸게 될 것을 기대한다.
/김도종 전 원광대 총장·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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