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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중산층의 나라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꿈과 희망을 준비한다. 사업의 번창을 소망하는 사람도 있고 건강, 결혼, 취직, 승진 등 사람마다 올 한해 계획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희망사항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부자, 즉 중산층 이상의 삶을 영위하기를 소망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중산층은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없으나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이면서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 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중산층은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는 허리로서 중산층이 탄탄해야 사회갈등이 줄어들고 안정된 소비계층의 형성으로 지역발전은 물론 나아가 국가경제 발전도 가능하기에 중산층의 많고 적고는 한 나라의 건강함의 척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많은 나라들이 양질의 고용창출과 가계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근로지원과 대대적 경기부양책으로 중산층 복원에 정책적 사활을 걸고 있다.

2000년도 초에 중산층의 조건을 알아보고자 우리나라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당시 결과는 부채 없는 30평 이상 아파트 보유, 월급여 500만원 이상, 자동차는 2000CC급 중형차, 예금액 잔고 1억원 이상 보유, 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 이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2017년 모 증권사가 발표한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에서도 여전히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부분이 중산층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6명은 자신을 빈곤층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달에 511만원을 벌고 보유 순자산은 6억4000만원 정도는 되어야 중산층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최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버킷리스트 1위에도 여행, 건강이 아닌 목돈마련(33%)을 지목한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경제적 부의 가치가 삶의 중요한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른 나라의 중산층의 기준은 어떠한가.

먼저, 프랑스를 보자.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고,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며, 남들과는 다른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야 중산층이란다. 우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기준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인 약자를 도우며 부정과 불의에 저항하고 정기적으로 비평지를 받아 보는 계층을 중산층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의 중산층 인식을 비교해 볼 때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우리의 중산층은 경제적 척도에 의해 분류되고 있는 것에 반해 선진국은 내적이며 정신적인 부분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을 중요시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경제적인 부분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삶의 중요한 가치를 소홀하게 생각할 위험이 있다.

국민문화가 성숙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 국민들도 올바른 가치관, 약자에 대한 배려, 봉사, 페어플레이 정신 등 진정한 의미의 중산층 기준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신적인 부분과 우리의 경제력이 융합된다면 성숙한 사회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막 시작된 2020년 경자년은 하얀 쥐의 해다. 예로부터 쥐는 근면함과 다산과 풍요,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 왔다. 새해에는 부와 풍요의 상징처럼 복된 날들이 펼쳐짐과 동시에 남을 배려하고 돕는 정신이 확산되길 기원한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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