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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전 꼴뚜기

이형구 (사)생활법률문화연구소 이사장 법학박사
이형구 (사)생활법률문화연구소 이사장 법학박사

아직도 그 진상이 확실히 밝혀진 바도 없다. 그 진상을 밝혀보려고 이리도 무디게 터덕거리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죽음에 대하여 원인을 규명하고 결과에 따라 조용하고 숙연한 애도로 이별 아닌 이별을 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투쟁의 대상으로 번지기도 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한을 남기고 슬픈 이별을 하기도 한다.

2014년 4월 16일 남쪽 바다 팽목항 앞 바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꽃다운 우리 아이들이 피우지 못한 꽃을 안고 하늘나라로 간 사건이다.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갔지만 지금도 진상조사와 관련하여 옥신각신하는 모습들이 온 가족 밥상머리 넘어 TV 화면에서 밥맛을 잃게 한다.

진실이라는 길은 참 힘들고 어려운 길인 것 같다. 열길 물속은 알 수 있어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명언처럼 결국 진실이라는 것도 이중적 감정의 존재인 사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당연한 것으로 에둘러 위안을 삼고 싶다.

모 정당에서 초대하여 세미나인지 특강인지에서 외모적으로는 세상을 살만큼 산 듯한 모 대학교수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언성을 높이며 교통사고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라고 발끈하고 있는 모습이 역시 못된 것만 뽑아서 전달하는 TV 화면에서 현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어 씁쓸하기 그지 없다.

요사이 젊은 교수들보다는 상당히 식견스럽고 세월을 머금직도 한 교수라는 사람들이 무슨 스포트라이트라도 받고 싶은 건지 아니면 노욕이 목까지 차올라서 그런 건지 경거망동한 언행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여 뒷목을 뻣뻣하게 하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 전에는 망국의 한이라고 할 수 있는 1910년 경술국치의 치욕 속에 나라를 잃어버린 서러움이 하늘을 찌르는데 온 세상을 분노케 하는 세계 제2차대전의 주범이기도한 그들을 어떠한 명목으로도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터이다. 이러한 일본군의 성적 만족을 위하여 공출이라는 무자비한 만행으로 꽃다운 대한의 여성들이 성노예로 끄려간 참으로 분개하고 원통스런 젊음 여성들이 이제는 노 할머니가 되어 울분을 토하며 당당하게 일본 본토로 달려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향하여 사죄하라고 마지막 힘을 다하여 외치는가 하면 500회에 넘는 수요집회에 나와 오열하는 모습에 붉은 피가 거꾸로 솟아올라 그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엄연한데 명문대학의 교수라는 자가 세치 혀로 위안부도 아니고 성노예도 아닌 당연한 것이었다고 언론 앞에서 버젓이 말하는 것이 뮤지컬 명성황후 극중 황후를 시해하는 일본 낭인과 무엇이 다를까 싶고 중후한(?) 토착 친일의 뿌리가 여전히 순사처럼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는 우리 젊은이들, 1919년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2019년 경제독립 운동에는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어물전을 망신시키는 꼴뚜기 같은 인간들의 설치(舌致)에 현혹될까봐 별 걱정을 다해본다.

/이형구 (사)생활법률문화연구소 이사장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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