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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BRT(급행중앙버스전용차로)에 대해

장태연 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장태연 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전주시는 BRT(Bus Rapid Transit: 급행중앙버스전용차로)를 계획하고 있다. BRT는 교통혼잡으로 인해 통행속도가 상습적으로 저조한 구간에 시내버스만의 차선을 도로 중앙에 따로 개설하고 나머지 차선의 자동차에 비해 우월한 속도를 확보한다. 승용차 이용자를 버스로 수단 전환시켜 대중교통 활성화와 교통체증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낮 시간대보다는 출퇴근시간대 버스의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서울, 부산, 제주, 세종 등에서 시행 중이며 논란은 있지만 교통조건이 만족 된다면 효과는 있다.

BRT 기본요소는 도로 차선수와 시내버스 노선 집중도이다. 도로 중앙에 버스정류장 설치와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양방향 1차로 버스, 2차로 좌회전, 3차로 직진, 4차로 직진 및 우회전으로 운영된다면 왕복 8차선 이상에서 적합하다. 일단 교통량과 무관하게 차선만 고려하면 전주는 주간선도로인 백제대로가 적합하다. 일반차량과 주변도로의 여건을 무시한다면 6차선 도로도 가능은 하다.

전주는 타 도시와는 다른 뚜렷한 베드타운(Bedtown)의 특성이 있는데, 외부 도시와의 출퇴근 차량으로 인해 대부분 도로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문제이며 지역사회에서도 다같이 공감한다. 이는 도시내 시내버스 활성화와는 무관한 다른 차원의 교통문제이다. 이런 교통체증이 버스의 정시성 확보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 만약 BRT가 백제대로에 시행될 경우, 외부 출퇴근 차량 또한 백제대로를 이용하고 있어 BRT로 인해 축소된 백제대로의 교통체증은 심해지고 주변 도로로 정체와 대기오염이 확대된다. 최근 전북일보의 ‘꽉 막힌 전주 도로’라는 기사를 읽었다. 버스의 정시성 확보를 위해서 주변도시와의 광역교통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BRT는 특정 출발지와 목적지의 이용 수요가 많을 때 효과가 큰데 전주는 직장과 주거지의 근접원칙이 희박하다. 차선수의 한계로 선택할 도로가 많지 않다. 시내버스 노선 집중도가 가장 높은 팔달로와 일부 기린대로에 BRT설치가 타당하나 차선부족과 교통량도 만만치 않다. 또한, 백제대로와 같은 충분한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한산한 중앙버스전용차로 때문에 일반차선에 체증이 가중될 경우 BRT 실패는 분명하다.

BRT의 개념은 훌륭하지만 시내버스가 승용차보다 우위를 점할 때 수단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버스 승차시간 외에도 정류장 접근 및 기다림 시간, 운행횟수, 문전(door to door) 편리성, 환승과 친절도, 시간가치, 날씨 등에 대해 복합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수단 전환을 위해서는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택시운행에도 영향을 주게 되며 도로 중앙 버스통행으로 특히 교차로에서의 유턴, 좌회전, 직좌 동시신호도 금지될 수도 있어 대체도로가 부족한 전주에서는 복잡한 상황이 발생된다. 도로 가운데 정류장과 건너편까지의 보행자 무단횡단과 고령화 추세에 있는 노약자, 장애우 등의 도로횡단에 따른 불편함과 안전사고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대할 만한 효과도 없이 다른 측면의 불편함을 주는 정책이 되지 않도록 도시의 교통운영 및 광역교통과 연계하여 BRT가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대중교통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아까운 시간이 흘러간다.

/장태연 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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