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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바람이 머물다 간 흔적(痕跡) - 김정수

청풍靑風의 땅 작은집 모퉁이에

하나둘 사라져가는 삶의 흔적을

지켜보던 가슴이

철딱서니 없이 익어갔다

 

아~ 하루가 익어가는 이 밤

그 무엇이 두려워 잠들지 못하고

어둠의 늪에서 헤매고 있을까?

서서히 지워져 가던 삶의 흔적들…

 

안방 화롯불에선 뜨거운 세월이

마지막까지 들썩이며 아우성치다

시나브로 지쳐 연기처럼 무너질 때쯤

지친 문풍지마저 바르르 떨고 있다

 

고뿔 한번 들지 않는 세월-

간절히 붙들고 싶었던 흔적들

철없이 휩쓸려가는 삶의 늪 속에

신음하는 가막골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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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고인이 된 시인에게 빚을 갚기 위해 붓을 들었다. 진작 초대했어야 마땅한데 내가 게을러 빚쟁이가 되었다. “그 무엇이 두려워 잠들지 못하고/ 어둠의 늪에서 헤매고” 계실 것 같아 뜨거운 세월을 살다 가신 시인께 흔적을 붙잡아 드린다. 간절히 붙들고 싶었을 시간이 문풍지처럼 바르르 떤다. 삶의 늪 속에서 신음하시는 모습을 고스란히 새겨드린다면 고엽제에 피폭되어 통증을 견뎌내는 모습이다. 시詩가 시인의 흔적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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