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논설위원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무소속 연대 얘기가 심심찮게 회자된다. 일부에서 막판 판세에 따른 가능성 때문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흔히 언론에서 말하는 무소속은 대부분 유력후보를 일컫는다. 주로 그들 중심의 보도가 관행화된 지 오래다. 정당에 있다가 당이 해체되거나 공천에 탈락한 경우 아니면 당 지지율이 바닥권에 머물러 탈당하는 사례다. 어찌보면 ‘무늬만’ 무소속이지 귀소본능이 강한 정당 사람들이다. 한결같이 금배지를 달면 원래 정당에 복귀한다고 공공연하게 떠든다. 당장 아쉬운 터라 이를 강하게 부정하거나 손사래를 치지 않는다. 기존 정당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함으로써 선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도내 10개 선거구 무소속 후보는 10명이다. 이중 5명은 아니할 말로 존재감이 크지 않아 거의 무명에 가깝다. 전주갑 이범석 후보와 전주을 성치두 후보, 전주병 오세명 후보 그리고 익산을 배수연 후보, 남원임실순창 방경채 후보가 그들이다. 이들 중에는 “미래를 더 좋게 변화시켜 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며 출사표의 의미를 되새긴다. 기득권 거대정당에서는 쉽게 내걸기 어려운 공약들도 눈길을 끈다. 국회의원 3선연임 금지와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제 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채로운 경력은 이들의 실력과 내공(?)을 대변하듯 신뢰감을 높이기도 한다. 신학전공 미국 유학파에 사단법인 대표·대학교수 출신까지 포진했다. 시민들 생활환경을 좀 더 알기 위해 택시기사·퀵서비스를 하는 후보도 있다.
“무능과 나태, 뻔뻔함에 젖어 있는 기득권 세력을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선거운동을 통해 확인했다. 한마디로 변화와 세대교체를 원하는 표심이다. 선거조직은 물론 주변에 일 할 사람조차 변변치 않지만 이런 표밭의 움직임은 새로운 피로회복제가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야 하는 이들의 좌절과 아픔은 뿌리가 깊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이달 26·27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무소속의 차별과 설움을 더욱 절절하게 겪게 된다. 각종 여론조사와 후보자 토론에서 ‘국회의원 의석수 5인이상 정당 후보자’‘여론조사결과 지지율 10%이상 정당 후보자’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뛸 수 없게 아예 족쇄를 채운다.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박탈하는 기득권 세력의 두터운 벽을 실감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하는데 지지율이 기준 미달땐 선거비용도 한푼 못 받는 딱한 처지가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 대면접촉마저 어려워진 현실이 가장 답답하다. 이래저래 힘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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