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택 논설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가별 전염병 대응 체계를 처음 평가한 세계보건안전지수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안전지수(Global Health Security Index)는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을 계기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보건안전센터와 미국 비영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이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함께 개발했다. 전 세계 195개 국가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전염병 대응 체계를 예방, 감지와 보고, 신속대응, 보건체계, 국제기준 준수, 위험환경 등 6개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2019년 말 처음 발표한 세계보건안전지수를 보면 미국이 100점 만점에 83.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평균 70.2점으로 9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전염병 감지와 보고(92.1점), 신속대응(71.5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미국보다 평균 점수가 크게 뒤졌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미국보다 뛰어난 대응 체계를 보이고 있다.
2위에는 영국, 3위 네덜란드, 4위 오스트레일리아, 5위 캐나다 순이었다. 코로나19 검사 회피 논란을 빚고 있는 일본은 21위,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은 51위, 북한은 193위에 그쳤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태국이 6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동남아시아에서 최대 에이즈 감염국가이지만 보건체계와 예방, 신속대응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태국은 영리병원 시스템을 도입해 1인1실 병원이 대부분이다. 또한 방콕은 페이스북 계정 활성화 도시 세계 1위로서 SNS가 활성화돼 정보의 공유와 확산이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계보건안전지수 평가 결과를 보면 전 세계 평균은 40.2점으로, 각 국가들이 전염병과 감염증 대응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과 북미, 한국과 호주 등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전염병 대응 능력이 떨어지며 아프리카 지역은 특히 낮았다.
문제는 감염증 대응 능력이 부족한 국가에서 전염병이 발생해 확산하면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보건 안전이 위협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증 확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우리나라가 일찍 겪었지만 신속하고 빠른 진단과 대처,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안전 수칙 준수로 모범 대응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 봉쇄나 이동 금지 등 통제 수단이 아닌 국민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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