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농촌진흥청 KOPIA(해외농업개발사업) 캄보디아센터에서 일 할 때 현대종합상사 정몽x 회장께서 사무실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기업의 총수가 본사와 인근국 주재 임원진까지 대동하고 오신 것은 무언가 중요한 목적이 있음을 짐작케 하였다. 주재국 농업여건에 대한 다양한 의견교환과 경제전망 등 진지하게 상담하고 헤어졌는데 얼마 후 다시 찾아오시어 ‘소장님이 우리기업의 대표라면 캄보디아에 어떻게 투자했으면 좋겠느냐’ 는 질문에 나는 최종적으로 ‘캄보디아 기상과 토질 여건에 맞는 과수나 관상수를 심어보시라’ 하였다.
당시 나무를 권장했던 것은 저렴한 지가와 낮은 인건비, 자연재해 없는 기후조건, 풍부한 수자원 그리고 경제수목은 심어만 놓아도 재산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현지 환경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선진기술과 함께 경영관리를 잘 하여 한국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기대했기 때문 이였다. 2014년에 그들은 수도 프놈펜에서 두 시간 거리인 ‘캄퐁스프’주에 260ha규모의 망고농장을 매입하고 최고품질의 상품을 생산 가공하여 최근 한국으로 수출까지 하게 되었다. 나의 조언이 어느정도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해외에서 우리기업이 생산하는 농산물이 수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망고는 주로 필리핀, 대만, 태국산인데 캄보디아 신선망고가 수입되지 못했던 사유는 각종 금지해충의 기주가 원인 이였으며 이같은 병해충을 사멸시킬 수 있는 검역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 이였다. 캄보디아 정부(MAFF)에서는 자국 망고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끈질긴 노력을 그치지 않았으며, 한국기업(Hyundai Corporation Holdings)은 현지업체와 합작으로 2019년 캄퐁스프 주에 총면적 5만㎡부지에 VHT(증열처리 : 내부온도를 47도씨 이상으로 20분 동안 처리)시설을 갖춘 캄보디아 최초의 신선망고 검역과 분류·세척·포장 등 상품화 과정을 처리하는 유통센터를 갖추게 되었다. 이곳에서 망고, 코코넛 등 연간 5만t의 과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양국의 상호 협력 모델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캄보디아는 한국 기업의 투자를 통해 자국 농민들의 열대과일 수출과제 해결과 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한국 기업으로서도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아세안(ASEAN)지역의 농업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 2월4일 내한한 훈센총리에게 문 대통령님은 ‘양국이 합작 투자한 최초의 농산물 유통센터가 현지에 준공되어 우리국민들이 품질 좋은 캄보디아 망고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양국간의 농업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한국의 유통기업이 망고생산에 대한 분석과 노하우를 짧은 시간 내에 체득하고 현지농장을 인수해 생산, 검역, 포장과 수출까지 모든 단계를 일괄로 이뤄낸 선구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망고 외에도 양계, 소, 버섯, 고추 등 현지에서 고군분투 하시는 한국인들의 성공스토리도 곧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라북도의 한 스텝 앞서가는 농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하고 싶다.
/노시출 글로벌아그로네트워크 국제농촌개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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