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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9와 농식품산업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지난 20세기는 세계 각국의 과도한 경쟁과 분열은 각 국가의 이익을 높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했고, 이후 세계 각국은 다양한 협력체계를 통해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을 통해 풍요라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저임금 노동인력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면서, 세계 경제는 대규모 저임금 노동인력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토대로 성장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20세기의 자본주의를 발전시켜온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이 미국과 중국의 균열과 함께 다시 ‘분열’ 또는 ‘탈세계화’로 바뀌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가 2019년 말 발병하면서 세계 경제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종 재화가 상품생산 단계별로 국제적 분업이 이루어지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봉쇄하는 국제적 고립주의가 강화되면서 식량안보가 중시되고 있다. 셋째 코로나19가 야기한 경제 위기의 극복을 위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타, 로봇기술로 대표되는 4차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의 농업에도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이 파장은 더 커질 것이다. 먼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현재 국내 식량자급률은 46.7%, 이 중 곡물자급률은 21.7%에 그치고 있으며, 쌀을 제외한 밀, 콩 등 대다수의 작물 자급률은 요원한 상황이다. 다행스럽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서는 식량위기 사태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되어 전 세계적인 물류 중단 사태가 발생될 경우 국내 식량안보는 바람 앞의 등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량위기에 대비한 식량안보의 강화는 향후 지속적으로 지켜내야 할 핵심과제인 동시에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장·단기 대책의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른 한편으로 비대면의 증가로 인한 비대면(Untact)기술의 도입으로 그동안 확대 추세였던 온라인 판매시장은 급속히 팽창될 것이며, 가정간편식(HMR) 시장 확대와 이로 인한 소포장 및 저온체계 확산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농업 생산방식과 달리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첨단기술과 농업기술을 조합해 에너지 절약·고품질 생산을 실현하는 ‘스마트농업’의 급속한 확산을 예견케 한다.

하지만 이런 포스트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와 전망, 미래지향적 접근에 앞서 현재의 농업현실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겨울 각종 행사 취소로 인한 화훼 소비 거래량 감소 및 화훼 가격 폭락, 개학 연기로 인한 학교급식 납품 계약농가들의 재고 확대와 폐기, 농업노동력 수급차질로 인한 농업 생산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은 생산, 출하 시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되면 농업공급망이 무너질 위험이 큰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포스트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못지않게 바로 현재의 농식품산업의 절박함을 해결하는데 우선하는 정책의 수립과 지원이 요구되는 것이다.

먹거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농업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기인하여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함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미래 농업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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