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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팬더믹이라는 미증유의 사건은, 전염병과 그에 대한 대응이라는 기존의 대응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삶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고 그 수준은 강렬하다.

인류 역사에는 크게 세 번의 대변환 순간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신대륙 발견을 통해 얻은 지식체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 두 번째는 증기기관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 혁명, 세 번째는 2차대전 참전으로 빚어진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질서 재편이 그것이다.

코로나 팬더믹은 지금까지의 세 번의 변화에 버금가는 인식의 대변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이러한 사회 각 분야에서 벌어질 인식의 대전환 중 교육의 영역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의 교육 형태를 갖춘 것은, 메이지유신으로 외국의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에 의해 이식되었고, 해방 후 질서유지를 하던 미국에 의해 자리를 잡았다. 우리 안에 배태된 의식과 삶 속에서 발현되는 인식의 패턴과는 전혀 다른 서양사람들의 문화와 역사가 배움 대상 속에 굳건히 자리 잡았다.

음악책에선 우리의 선율인 판소리가 사라지고 서양의 음악들이 들어찼으며, 미술 수업에는 문인화를 물리치고 데생과 유화들이 미학의 전형으로 드러나 있었다.

세계사에는 인류 전체의 역사가 담겨있지 않고 강대국의 역사인 유럽의 역사가 담겨 있었고, 철학사에는 우리 삶의 곳곳에 스며있는 우리의 철학은 사라진 채, 서양의 철학사만이 글자로 빛나고 있었을 뿐이다. 가히 가슴과 몸이 떨어진 배움일 뿐이었다.

18세기를 지나면서 형성된 동양과 서양의 힘의 관계가 빚어낸 사대의 슬픈 역사는 우리 교육현장에 오리엔탈리즘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것을 배척한 채 강한 자의 배움을 통해 지속해 온 것이다.

이제 우리가 선진국이고 우리가 세계의 기준이다는 자각이 교육계에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된 배움의 과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것이 모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것으로 세계를 접근하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배움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학교에 가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고 살아온 아이들에게 두 달 반이 넘게 학교에 가지 않아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고, 선생님을 마주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배움을 이뤄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제국주의의 전체주의적 교육환경 속에서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성에 갇혀, 피교육자의 배움을 만들어왔다. 전적으로 관리 주체, 또는 교육자의 일방적 편의에 따른 교육환경이었다. 그래서 학교의 구조와 교도소의 구조를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해왔다.

배움은 교육하는 자에 의해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자 그 스스로에 맞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절차탁마의 과정이 삶을 완성하는 과정과 동일시되어야 할 시간을 맞이했다.

학교를 넘어 세상이 배움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그 첫 번째 과제가 교육에서 찾아지길 희망한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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