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논설위원
 
     
   뭐니뭐니해도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인사문제다. 특히 승진은 그동안 희생과 노력을 평가해 보상해주는 것 같아 기쁨 두배다. 인사철을 앞둔 공직사회는 그래서 한층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달 말 인사가 예상된 전북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대외협력국장 자리이동이다. 추측컨대, 비서실장이 대외협력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또 하나의 불문율이 지켜질 지 관건이다. 김완주·송하진체제 도정 14년째를 이어오면서 우연찮게 지사의 최측근 김승수·이원택 두 사람이 이같은 코스를 밟아 정치인으로 급성장한 배경 때문이다. 그들은 실세로 불리며 정무부지사까지 판박이 수련을 통해 탄탄한 정치기반을 닦았다. 당시 경력·나이에 비해 초고속 승진을 두고“황태자의 정치수업”이라고 의미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한민희 비서실장도 이 두 사람 못지않은 내공을 쌓아‘소리없이 강한남자’로 불린다. 원래 이원택사단이라 불릴 만큼 전주시청에서부터 도청에 이르기까지 이 의원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근무했다. 기자출신인 한 실장은 그동안 주로 공보업무를 맡아 인맥관리도 매끄럽다고 한다. 때문에 비서실장 발령때도 오히려 대외협력국장이 더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다. 특유의 순발력 때문인지 주변에선 정치를 해도 잘할 거라고 평가가 후한 편이다. 그렇지만 그는 참모로서 송 지사에게 누를 끼칠까 봐 말을 아끼고 있다.
대외협력국장은 정무를 담당하며 불가피하게 국회와 도의회 등 정치인을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정치인과 친분을 쌓을뿐 더러 연대의식도 강해진다는 면이 있다. 물론 역량에 따라 개인차는 다소 있지만 업무가 힘들수록 인간적 유대감은 좋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어쨌든 이 자리가 정치인 등용문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어 뒷맛이 씁쓸하다.
연쇄이동에 따른 이강오 대외협력국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아태 마스터스조직위의 사무총장 이동설이 파다하다. 지난 달 조직위가 출범함에 따라 실무책임자 인선에 관심이 쏠린 건 물론이다. 이 국장은 올해 8월 임기가 끝나는 데다 아태대회 유치에서부터 조직위 창립까지 실무를 총괄한 주무국장이기에 급부상하고 있다. 그를 가리켜 도청 안팎에선“억세게 관운이 좋다”며 부러워한다. 정통관료로서 정년퇴임한 뒤 개방형 공모를 통해 연거푸 국장을 맡아 장수비결이 뭔지 궁금해하는 이가 많다. 이번에 3연타석 홈런을 칠지 관전포인트다.
이번 인사배경을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송 지사 3선도전과 관련해 임기 후반기 도정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총선 이후 달라진 전북 정치지형에 대한 대응전략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궁금하다. 송 지사가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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