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다. 2018년, 남북 정상이 만나 새로운 평화시대를 열어가던 남북관계가 다시 교착된 시국이어서 평화·통일을 향한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주로 도내 교사들로 구성되어 필자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 (사)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에서는 6.15남북공동선언 정신을 계승하고 청소년들의 평화·통일정신을 고취하기 위하여 지난 2001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북청소년통일한마당’을 개최해왔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전북청소년통일한마당 행사에서는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평화·통일교육을 위하여 통일 글쓰기·그리기대회, 통일골든벨대회, 통일노래가사바꿔부르기대회, 통일길거리농구대회, 평화·통일기행, 북녘어린이콩우유보내기 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통일노래가사바꿔부르기대회에는 통일동아리나 학급 학생 전원이 참가하여 축제의 자리가 되었고, 온 가족이 함께 참가한 글쓰기와 그리기 대회장에는 2천여 명이 모여 평화·통일의 열기가 넘쳐났었다. 2005년부터는 북녘어린이콩우유보내기 운동에 참여하며 직접 북녘의 탁아소 현장을 방문하고 남북교류의 중요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20년 동안 교사들은 학생들과 함께 온몸으로 평화와 통일교육을 실천해온 소중한 경험을 축적했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통일교육의 방향과 접근 방식에서 어려움을 느껴온 것이 현실이다. 이제 교육부에서도 화해, 평화, 공존을 지향하는 패러다임적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담아 2018년부터는 ‘통일·안보교육’에서 ‘평화통일교육’으로 명칭을 바꾸고 평화시대를 여는 통일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20년 실천운동을 토대로 새로운 20년을 향한 평화·통일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평화·통일교육의 성공은 교사의 역량에 달려있다. 평화·통일교육은 특정 과목과 계기교육으로 실시하는 가치주입식, 일회성 행사 교육으로는 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평화·통일 의지와 실천역량을 가지고 일상적인 교수-학습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역사회 속에서 실천할 때 아이들의 평화·통일 의식은 성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당국은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평화·통일교육 정책을 마련하고 아울러 예비교사인 교대와 사범대생들의 평화·통일교육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평화·통일 교육과정은 평화교육, 민주시민교육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분단체제 7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미 아이들은 통일을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화해와 연대의 평화 정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공감의 민주시민정신이 결합된 관점으로 통일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45년 만에 통일을 이룬 독일이 학교 교육과정으로 실시한 보이텔스바흐 협약에 의한 민주시민교육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평화·통일교육은 지역사회 속에서 체험 중심, 활동 중심으로 이루어져 아이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주민과 아이들은 학교와 지역사회, 시민단체 어디에서나 평화·통일교육의 체험활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내에 평화와 통일교육을 위한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처 발굴, 체험형 통일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꽉 막혔지만 늘 그랬듯이 평화·통일시대를 꿈꾸는 작은 날개 짓이 통일 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2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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